“정부 차원서 돕겠다”…김건희, 통일교 샤넬백 수수 및 발언 논란 확산
김건희 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명품 가방을 받은 직후, 직접 연락을 취해 “정부 차원에서 돕고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 배우자인 김 씨의 직·간접적 국정 관여 의혹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3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특검 공소장에 따르면,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 씨는 2022년 4월과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씨에게 802만 원과 1천271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각각 전달했다. 전성배 씨는 가평 통일교 카페에서 윤 씨로부터 물품을 건네받았고, 김 씨는 같은 해 해당 가방과 함께 청탁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시기 전성배 씨는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사업과 관련한 메시지를 김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도 특검 조사에서 드러났다. 또한, 윤 씨는 2022년 6월 추가 선물 제공 의사를 밝혔으며, 당시 김 씨의 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일정을 감안해 “귀국 후 연락해달라”는 답변이 오간 정황이 공소장에 포함됐다.
특히 2022년 7월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윤 씨가 직접 유엔 제5사무국 유치를 청탁하며 고가 샤넬백을 추가로 전달했고, 같은 시기 김건희 씨가 윤 씨에게 전화를 걸어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를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사실도 적시됐다.
통일교 측은 이외에도 같은 해 7월, 김 씨에게 6천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공소장에서 김건희 씨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직무에 해당하는 국정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김 씨가 특검 출석 당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밝힌 입장과 격차가 크다.
특검 조사 결과,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 그리고 통일교 측의 긴밀한 관계도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건희 씨와 전성배 씨는 20대 대선 당시 통일교의 도움을 인지했고, 이후 상생 관계 유지를 약속했다”. 김 씨는 2022년 3월 30일, 대선 당선 직후 윤 씨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앞으로 건진법사와 의견을 나눠 달라.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적혀 있다. 전 씨 역시 같은 날 통일교 측에 “통일교에 은혜를 갚겠다”고 전한 사실이 조사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배우자가 특정 종교단체와 선물 수수 및 정책 청탁 문제에 연루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 특검 공소장 공개를 계기로 향후 국정감사 및 청문회에서 추가 진상 규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특검 발표를 계기로 김건희 씨와 통일교의 관계, 그리고 국정 운영에의 직·간접적 참여 여부가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더욱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