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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중국서 500대 수주 행보”…시진핑-트럼프 무역 파장↑→항공시장 판도 격변 예고
국제

“에어버스, 중국서 500대 수주 행보”…시진핑-트럼프 무역 파장↑→항공시장 판도 격변 예고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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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바람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이 유럽 항공업체 에어버스의 항공기를 최대 500대까지 도입하는 초대형 수주 협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항공산업과 국제 무역의 지형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6월 초,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와 에어버스가 단일 통로와 복수 통로를 포함한 협동체 및 광동체 항공기의 대규모 공급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수주 규모는 200대에서 500대에 이르며, 500대로 확정될 경우 중국 항공기 발주 사상 최대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국의 이같은 결심은 미중 간 오랜 무역 분쟁의 그림자 아래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은 자국 항공사에 보잉 항공기 인수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으며, 이미 구매돼 도색까지 마친 미국산 항공기가 그대로 본국으로 다시 반환되는 진풍경마저 연출됐다. 관세 보복과 상호 무역 압박의 응전 속에, 하늘길마저 전략적 선택지의 한복판에 서게 된 것이다.

‘에어버스’ 중국서 최대 500대 주문 추진...보잉과 격차 확대
‘에어버스’ 중국서 최대 500대 주문 추진...보잉과 격차 확대

대규모 발주 협상은 단순히 수치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항공기 선정의 키를 쥔 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미·중 무역 전선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중이 읽힌다. 항공업계의 시선은 곧 있을 중국-유럽연합 정상회담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 일정에 쏠려 있다. 두 정상국 모두 에어버스의 주요 주주임을 상기할 때, 깊은 외교적 계산이 깃든 주문임이 분명하다.

 

이번 에어버스와의 초대형 협상이 성사되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보잉은 한층 더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에어버스는 중국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며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감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국제통상무대의 스포트라이트는 이제 미국-중국, 유럽 세 강대국 사이의 공기 흐름에 쏠린다. 중국이 단행한 미산 항공기 배제와 유럽산 대량 도입이라는 대담한 전략은, 항공산업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의 파고마저 흔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진핑 주석의 결단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그리고 EU의 반응이 맞물리는 올해 항공기 수주전은, 그 자체로 복합적인 세계 질서와 외교의 새로운 현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거대한 발주 움직임이 향후 미·중 통상교섭, EU와의 협력 구도,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 지대한 파장을 남길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대응과 하늘길 재편의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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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시진핑#보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