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불계승 각인된 순간”…신진서, GS칼텍스배 통산 6회 우승→23~27·30기 기록 경신
조용한 기원 스튜디오에 묵직한 긴장감이 감돌던 순간, 바둑판을 응시하는 신진서의 눈빛에는 결연함과 집중이 모두 서려 있었다. 관전석의 숨죽인 시선 속에 마지막 착점이 더해지자, 경기장은 정적과 함께 깊은 여운에 휩싸였다. 신진서는 총 17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3-0으로 안성준을 완파하고 GS칼텍스배 여섯 번째 정상에 섰다.
제30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 5번기 3국은 2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펼쳐졌다. 신진서는 한국랭킹 5위 안성준을 상대로 백불계승을 기록했고, 결승 5번기에서 한 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시리즈를 연출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30기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GS칼텍스배에서만 23기부터 27기, 그리고 30기까지 모두 6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이창호의 종전 5회 우승 기록을 넘어선 대기록이기도 하다. 동시에 신진서는 국내외를 합쳐 통산 42번째 타이틀을 획득하며, 압도적인 바둑 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특히 신진서는 안성준과의 통산 상대전적에서도 15전 전승으로 변함없는 강세를 보였으며, 결승 상대의 도전 의지를 잠재웠다. 안성준은 이번 대회에서 박정환, 강동윤, 변상일, 이지현 등 상위 랭커들을 잇달아 꺾는 투혼을 보였으나, 결승에서는 신진서의 벽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기 종료 후 신진서는 “30주년을 맞은 대회에서 또 한 번 우승해 기쁘고, 강자들을 이기면서 좋은 내용의 대국을 펼쳐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신진서는 컨디션과 경기력 모두 자신감을 드러냈고, 더 나은 기보를 위한 포부도 내비쳤다.
역대 30년 대회 역사상 최정상 기사들이 각축을 벌인 이번 GS칼텍스배는 우승 상금 7천만원, 준우승 상금 3천만원이 각각 주어졌다. 대국 제한 시간은 각자 30분에 추가 30초가 주어지는 피셔 방식으로 치러졌고, 치열한 흐름 전개에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경기 내내 집중을 잃지 않던 선수들과 바둑판을 에워싼 정적은, 여전히 승부의 세계가 지닌 묵직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조심스레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팬들의 모습은 고요한 환호와 함께 스튜디오를 채웠다. 제30기 GS칼텍스배 결승전의 모든 순간은 바둑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