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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7탈삼진 집중력”…홍민기, 롯데 희망투→후반기 필승조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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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7탈삼진 집중력”…홍민기, 롯데 희망투→후반기 필승조 각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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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구장. 관중들의 숨죽인 시선이 모인 마운드에는 왼손 투수 홍민기의 등장이 예고 없이 펼쳐졌다. 모두가 김진욱의 선발을 기다리던 순간, 떨어지는 긴장감 속에서 홍민기는 흔들림 없는 포커페이스로 게임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5이닝 3피안타 1실점 7탈삼진의 기록은, 롯데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에 충분했다.

 

데뷔 2년 차를 맞은 홍민기는 올 시즌 선발과 불펜 역할을 오가며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2024 KBO리그 전반기 10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1.35, 20이닝 5볼넷 26탈삼진을 쌓아 롯데 마운드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특히 제한된 볼넷이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홍민기는 “제구가 되니까 자신감도 붙었다”며 발전의 이유를 직접 전했다.

“5이닝 7탈삼진 호투”…홍민기, 롯데 마운드 신예로 떠올라 / 연합뉴스
“5이닝 7탈삼진 호투”…홍민기, 롯데 마운드 신예로 떠올라 / 연합뉴스

두산전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 통보를 받았음에도, 홍민기는 차분한 준비로 마운드에 섰다. 손가락 물집 탓에 5이닝만 소화했으나, 경기 내내 슬라이더와 강속구 두 가지 구종만으로도 두산 타선을 위협했다. 홍민기는 두 타입의 슬라이더로 타자와 지속적으로 승부하며, “10개 중 7개는 스트라이크로 넣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코칭스태프의 과감한 스트라이크존 공략 조언 역시 삼진 개수 증가에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태형 감독은 후반기부터 홍민기를 불펜 필승조에 합류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감독은 “홍민기가 필승조로 들어가면 확실한 4명을 갖게 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홍민기는 “어떤 자리가 주어지든 팀 승리에 힘쓰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중요하다고 배운 포커페이스 덕분에, 중요한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침착함을 보여주는 점이 그의 또 다른 무기다.

 

홍민기는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센서와 데이터를 활용한 훈련으로 제구와 구속을 함께 끌어올렸다. 외국인 동료 알렉 감보아, 터커 데이비슨과 의견을 나누며 성장 동력을 얻은 점도 강조했다. 팬들의 격려 역시 큰 동기이자 책임감이 됐다. 그는 “관심이 욕심을 자극한다. 어떤 보직이든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꾸준한 도전을 다짐했다.

 

롯데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서린 부산 사직구장의 여름밤. 홍민기는 자신만의 속도로 프로 무대의 길을 걷고 있다. 내일을 기다리는 야구장에는, 신예 투수의 조용하지만 단단한 다짐이 묻어났다. 앞으로의 활약은 롯데 팬들에게 또 한 번의 깊은 울림을 남길 전망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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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롯데자이언츠#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