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4조 원 순매수…외국인, 환율 안정에 코스피 3,000선 기대감 확산
경제

4조 원 순매수…외국인, 환율 안정에 코스피 3,000선 기대감 확산

권하영 기자
입력

국내 증시가 다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무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6월 들어 외국인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4조 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오랜 침체의 골이 끝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거래일 연속 강한 매수 우위를 보이며 누적 3조1,324억 원을 순매수했다. 새 정부 출범 후 흐름은 과거와 달랐다. 6월 4일 하루에만 1조507억 원의 매수세가 시장을 휘감았고, 5일 9,800억 원, 6일 9,766억 원 등 영향을 이어갔다. 10일 오전까지도 외국인 순매수 행보는 3,471억 원을 기록하며 매수세 지속 가능성에 관한 기대를 키웠다. 

외국인, 이달 코스피·코스닥 4조 원 순매수…환율 안정에 3,000선 기대 커져
외국인, 이달 코스피·코스닥 4조 원 순매수…환율 안정에 3,000선 기대 커져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6월 들어 약 4천억 원 가까이 순매수, 양 시장을 합친 자금 유입은 4조 원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9개월 연속 순매도 흐름에 종지부를 찍으며, 10개월 만에 월간 기준 매수 우위로 돌아선 구조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 전환의 결정적 배경에 환율 안정이 자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50원대로 하락하며 외국인 투자 심리를 근본부터 개선했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에게 환차익 기대를 심어주어 유입 자금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었다.

 

새 정부 정책에 대한 변화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또한 투자 방향성에 힘을 더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하며, 코스피 목표치를 3,1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편, LS증권의 정다운 연구원은 “코스피 내 외국인 지분율은 31.3%로 과거 평균인 33.1%와 비교할 때 추가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며 “원/달러 환율이 1원 하락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약 0.0079%p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1,330원까지 조정될 경우, 지분율 확대폭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 역시 외국인 투자심리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될 경우 내년 6월 지수 편입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며, 글로벌 자금 유입 기대치는 시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낮고 영업이익 개선 기대가 높은 업종, 특히 반도체, 유통, 헬스케어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SK증권은 반도체, 유통, 화학, 운송 업종에 대한 수급 회복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최근 상승폭이 컸던 조선, 방산, 원전 업종에 대한 접근은 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단 분석도 제시됐다.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자금 유입에 따른 조정,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변수로 인한 변동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처럼 외국인 순매수세가 견고하게 이어진다면 코스피 3,0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될 수 있다. 다만, 환율·글로벌 정책변수 등 대외 충격에 대비해 투자자와 기업, 정책당국 모두 균형 잡힌 시선과 철저한 준비가 중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예정된 MSCI 관찰대상국 등재 심사와 미국 FOMC 등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들이 국내 증시에 어떤 파동을 미칠지 시장은 고요한 긴장 속에서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권하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외국인투자자#코스피#ms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