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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인생의 그림자 털고…사기·신장암 고백→가족 품은 뜨거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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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인생의 그림자 털고…사기·신장암 고백→가족 품은 뜨거운 약속”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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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한숨 너머로 스친 과거의 그림자, 무겁고 차가운 기억들이 이정의 입술을 떨리게 했다. 밝은 스튜디오의 조명 아래서, 이정은 오랜 시간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신장암에 맞서야 했던 고통, 믿었던 사람에게서 당한 날벼락 같은 사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나락의 순간들이 이정의 내면을 뒤흔들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귀 기울이던 그 장면은 아픈 육체와 상처 위에 덧칠해진 마음의 고백이었다.

 

이정은 8년 전 이미 자신만의 방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이정은 “사실 8년 전 내 마음 속으로 은퇴했다. 너무 아프기도 하고 사기를 당해 모든 것을 내려놨다”며,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던 상처에 힘들었던 당시를 고백했다. 무대는 이정에게 꿈을 펼치던 곳이 아니라, 상실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공간이었다. 그 아픔을 뒤로 하고 제주도로 내려가 새로운 삶을 꿈꿨던 시간, 이정은 스스로를 잃어가는 상실의 한가운데 있었다고 말했다.

“은퇴 결심의 나락”…이정, 신장암·사기 고백→아내 지지에 눈물
“은퇴 결심의 나락”…이정, 신장암·사기 고백→아내 지지에 눈물

그러나 단 한 사람이 이정의 손을 놓지 않았다. 바로 아내였다. 이정은 “아내의 응원이 가장 컸다”며, 신혼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현실마저 담담하게 전했다. “여보. 너무 못 봤지? 나 얼마 안 남았어. 이제 1년 반만 더 하면 돼. 그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줘. 더 호강시켜줄게. 사랑해.” 그 말 한마디는 스튜디오 전역에 잔잔한 파문과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이정이 선택한 용기는 아내의 믿음과 사랑에서 비롯됐다.

 

이정은 트로트 가수로의 전향에 대해 “새로운 장르라기보다 오히려 내 옷을 다시 입은 것 같은 편안함”이라며, 노래와 음악에 대한 마음의 짐이 이제는 기쁨과 위로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더 이상 무대는 두려움의 공간이 아니었다. 고통을 노래로 풀어내며, 이정은 시간이 건네준 치유와 희망의 언어를 진심으로 담아냈다.

 

이정은 비연예인인 아내와 2018년 혼인신고 후 2022년 결혼식을 올렸고, 2023년 신장암 1기 판정 뒤 수술을 마치고 다시 무대에 섰다. 지난해에는 ‘천록담’이라는 새 이름으로 ‘미스터트롯3’ 무대에 올라 뜨거운 도전을 이어갔다. 삶의 무게에 가장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고백과 치유의 과정은 여러 시청자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흔들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꿈, 그리고 삶의 반전을 노래한 이정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더 온전하고 진솔한 목소리로 팬들과 가족 곁을 지킬 것을 다짐했다. 삶의 절망을 위로로 바꾼 이정의 성장은 그 무대와 이야기를 넘어, 모두에게 잔잔한 희망을 전했다. 한편, 이정이 출연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1일 KBS 2TV를 통해 방송됐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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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사장님귀는당나귀귀#트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