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와 대선 승부, 예측을 비웃다”…이재명 당선→격차 오차에 전문가 진단
깊은 밤, 환한 조명이 켜진 개표 현장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시간의 흐름을 담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21대 대선의 정점에 올랐지만,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 결과 사이의 큰 오차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맞선 이재명 후보를 두고, 지상파 3사가 예측한 12.4%포인트 격차는 투표함을 열자 8.27%포인트의 실체로 드러났다.
이날 KBS, MBC, SBS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1.7%,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39.3%를 얻을 것으로 관측됐다. 조사 방식은 본투표 당일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8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신뢰 수준은 95%에 오차범위는 ±0.8%포인트였다.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득표는 이재명 후보 49.42%, 김문수 후보 41.15%로, 예측치와 실제 격차는 8.27%포인트에 머물렀다.
과거와 비교하면 이번 오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출구조사와 실제 집계 차이가 0.7%포인트에 불과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예측과 결과 사이를 가르는 강한 파동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주요 원인으로 사전투표의 반영 한계와, 보궐선거로 인해 마감 시간이 연장돼 마지막 순간 표심에 변화가 있었던 점을 꼽았다. 사전투표 표심을 사후 보정에 의존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오차가 커졌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강세 지역의 높은 투표율과 막판 보수 유권자의 결집, 나아가 '사전투표 유권자의 표심 반영이 정확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해석에 주목했다. 또 일부에서는 보수층의 침묵, 이른바 '샤이 보수' 유권자들이 출구조사 응답을 꺼렸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예측이 현실의 복잡함을 모두 담아내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라고 진단했다.
선거의 끝과 함께 출구조사의 신뢰와 역할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향후 사전투표 반영 방식과 조사 보정 절차에 대한 보다 정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