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조속히 구성해달라”…이재명 대통령, 與상임위원장단 만찬서 민생·방송법 협력 강조
정치적 협치의 중요성을 둘러싸고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상임위원장단이 정면으로 맞섰다.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와 방송3법 논의를 계기로 거야와 청와대의 협력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여야 지도부의 발언이 연달아 나오며 정치권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추경 예산 집행과 방송 관련 입법 과정을 둘러싼 갈등은 한국 정치의 고착 구조로 자리잡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7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은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대통령이 원내 지도부와 공식 만남을 갖고 정국 주요 현안을 직접 논의한 것은 최근 들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만찬은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20여 분에 걸쳐 진행됐으며, 각종 한식 메뉴와 와인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그간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재차 언급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대통령은 "내각을 빨리 구성할 수 있도록 청문회 심사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다음 주 예정된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적극적으로 살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본회의에 계류된 방송3법 관련 논의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방송3법에 대해 "같은 생각"이라며 사실상 법안 취지에 동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방송 관련 논의를 둘러싼 정치권 이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묵시적으로 여당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민생 법안 처리 속도를 높여달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잘했으면 좋겠다. 끝나는 게 중요하다. (임기가) 끝날 때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통해, 집권 후반기 성과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현장에 참석한 한 의원은 "대통령의 실질적인 협치 의지가 읽혔다"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는 방송3법과 민생 입법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보였다. 당내 일부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서 자질 검증에 충실하겠다"며, 무리한 내각 강행 우려도 내비쳤다.
이날 국회는 민생과 인사 검증 이슈를 두고 여야가 다시 한 번 강하게 충돌한 양상을 보였다. 정치권은 향후 장관 후보자 청문회 일정과 방송법 처리 방향에 따라 정국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