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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김설진, 어둠 속 온기”…‘봄밤’에 번진 상처의 조우→예상 못한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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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김설진, 어둠 속 온기”…‘봄밤’에 번진 상처의 조우→예상 못한 여운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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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바람이 스치는 봄밤, 배우 한예리와 김설진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묘한 감정의 결을 드러냈다. 영경의 눈빛에 깃든 혼란과 수환이 숨긴 슬픔은 처음엔 조심스럽게, 곧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는 침묵으로 번졌다. 긴장과 온기가 교차한 그들의 첫 만남은 모든 일상의 흔들림을 품고, 한밤 어둠 속에 잔잔한 공명을 남겼다.

 

영화 ‘봄밤’에서 한예리는 삶의 구멍을 술로 틀어막으려 애쓰는 영경 역을 맡아 낮고 서늘한 감정선을 따라갔다. 평범한 행복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불안한 인물을 극도로 절제된 움직임으로 완성했다. 무용가이자 배우인 김설진이 연기한 수환은 만성적인 아픔에 눌린 삶을 낮게 흔들며, 묵묵한 시선으로 영경의 벽을 조금씩 허문다. 두 배우는 각자의 고요한 결로 스며들어, 서로의 아픔에 닿는 연민을 천천히 쌓아 간다.

“상처로 물든 두 마음”…한예리·김설진, ‘봄밤’ 만남→이유 있는 울림
“상처로 물든 두 마음”…한예리·김설진, ‘봄밤’ 만남→이유 있는 울림

이 영화는 권여선 작가의 단편 ‘봄밤’을 원작으로, 겨울 끝자락 새벽녘 같은 관계의 온도를 스크린 위에 아로새긴다. 침묵과 연민, 말이 채 닿지 않는 거리에서 어렴풋이 오가는 감정의 파도가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이어진다. 특히 한예리와 김설진이 선사하는 부서진 사랑의 단면은 봄밤이라는 공간에 특별한 온기를 입혀준다. 작년엔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국내외 영화인 사이에 진한 여운을 더한 바 있다.

 

상처로 물든 두 주인공이 서로를 감싸듯 지키는 봄밤의 순간은 보는 이들에게 낮고 깊은 파장을 선사한다. 잃어버린 시간과 닿지 못했던 감정들이, 한 조각 새로운 위안과 희망으로 곁에 머문다. 영화 ‘봄밤’은 다가오는 7월 9일 국내 극장에서 관객을 찾아가, 차가운 일상의 끝에서 피어나는 용서와 사랑의 의미를 조용하게 전할 예정이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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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김설진#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