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연속 멀티히트”…김혜성, 에인절스전 맹타→9타석 연속 출루
기록은 말없이 쌓이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모두의 이목이 한 선수에게 모아진다. 김혜성의 방망이는 어느덧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만들어내며, 9타석 연속 출루라는 진기록으로 날마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물오른 타격감과 연이은 출루는 레전드의 길목, 새로운 장의 서문을 쓰고 있다.
2025년 5월 17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김혜성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9번 타자이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호쾌한 배트 스윙과 부드러운 베이스러닝으로 관중의 시선을 집중시킨 김혜성은 3타수 2안타를 기록,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이자 9타석 연속 출루란 진귀한 기록을 쌓았다.

이날 경기에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452(31타수 14안타)까지 치솟았고, 출루율 0.485, OPS 1.066으로 타격 전 부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이어갔다. 다저스가 0-2로 끌려가던 3회말, 김혜성은 바깥쪽 낮은 152.4㎞ 싱킹 패스트볼을 곧장 좌측에 떨어뜨리며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5회말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2루수 옆 내야를 꿰뚫는 안타로 출루를 이어갔다. 후속 오타니 쇼헤이의 병살타로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김혜성의 기세는 이내 또 다른 기록으로 남았다.
아쉽게도 8회말, 우완 라이언 제페르잔을 상대로 1루 땅볼에 그치며 연속 출루 행진은 멈췄다. 다저스 타선은 이날 병살타 5개라는 악재 속에서 좀처럼 흐름을 되찾지 못했고, 에인절스에 2-6으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김혜성의 9타석 연속 출루 기록은 다저스 신인 중 2015년 9월 코리 시거 이후 10년 만에 처음 나온 기록으로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 선수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경기 후 김혜성은 “부족함을 느낄수록 한 타석씩 집중하게 된다.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겸손 속에 굳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지 팬들은 SNS에서 “김혜성이 매 경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에 놀랍다”며 아낌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패의 아쉬움 속에서도, 한 명의 선수에게 쏟아지는 격려와 기대가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질주의 끝에서 김혜성이 향하는 길은 아직도 한참 남아있다. 묵묵히 기록을 쌓고, 자연스럽게 팀 동료와 팬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이름. 남은 시리즈에서 그의 행보가 어떤 울림을 남길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머문다. 김혜성의 다음 경기는 곧 에인절스와의 시리즈 2차전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