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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新·대회新 달성”…남자400m계주, 아시아선수권 우승→첫 금메달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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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新·대회新 달성”…남자400m계주, 아시아선수권 우승→첫 금메달 쾌거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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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증명하는 폭발적 질주였다. 네 명의 젊은 주자가 바통을 이어받을 때마다 군중의 숨이 멈췄고, 구미 운동장에는 희망 어린 긴장감이 감돌았다.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땀내음도, 박수 소리도 함께 뜨거워졌다. 마침내 라인을 끊는 순간, 그간의 고통과 인내는 환희의 포효로 펄럭였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 남자 400m 계주 결선이 5월 31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펼쳐졌다.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으로 짜여진 한국 대표팀은 정교한 바통 터치에 힘입어 38초49의 기록으로 아시아선수권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新·대회新 달성”…남자400m계주, 아시아선수권 우승→첫 금메달 쾌거 / 연합뉴스
“한국新·대회新 달성”…남자400m계주, 아시아선수권 우승→첫 금메달 쾌거 / 연합뉴스

초반부터 선두권을 굳건히 유지한 한국 대표팀의 움직임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바통을 넘길 때마다 이어지는 개인의 책임, 마지막 주자 이준혁이 스퍼트를 내자 팀원들의 외침도 한층 간절해졌다. 결국 그는 0.02초라는 찰나의 격차로 종전 한국 기록을 새로 쓰며 트랙을 환희로 물들였다.

 

이번 대회 한국 기록 38초49는 지난 5월 중국 광저우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에서 작성한 종전 기록 38초51을 다시 한번 경신한 성과였다. 동시에 2023년 방콕 대회에서 태국이 달성한 38초55 기록도 넘어서며 대회 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디펜딩 챔피언 태국은 38초78로 2위에 올랐고, 3위 홍콩, 중국은 결승선 3번째 주자로 들어왔으나 실격 처리됐다.

 

1979년 첫 출전 이후 모두 네 차례 동메달에 머물렀던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마침내 구미 홈 팬들 앞에서 역사적인 첫 금메달을 들어올렸다. 일본이 불참했음에도 불구, 한국의 금빛 질주가 가진 의미는 더욱 무거웠다.

 

이준혁은 “계주는 혼자가 아닌 단체전이기에, 선의의 경쟁으로 모두가 기록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관중석의 응원과 환호가 경기를 관통했고, 경기 뒤 SNS에는 “한국 육상에 새 역사가 쓰였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대표팀은 올 5월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에서도 연이어 한국 기록을 줄이며 쾌조의 상승세를 알렸다. 팀을 구성하는 어린 4인 모두 100m 10초대 초반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내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강력한 선전을 예감케 했다. 무르익는 호흡과 더해질 개인 성장세는 한국 육상에 새로운 전성기의 초입이 되고 있다.

 

여자 400m 계주팀 역시 결승에서 44초45로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으나, 무려 11년 만에 팀 기록을 0.15초 앞당기며 희망을 실었다. 남은 국제 무대에서 이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발끝의 무게, 만져지는 땀방울, 벅찬 목소리 뒤에 감춰진 용기의 순간들. 한국 남자 400m 계주팀은 그 뜨거운 오늘을 세상에 새겼다. 역사적 금메달의 여운은 구미운동장의 저녁 바람처럼 깊게 남았다. 이날 경기는 5월 31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치러졌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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