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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도 영주 한낮의 뜨거움”…그늘과 계곡 찾아 ‘슬기로운 여름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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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도 영주 한낮의 뜨거움”…그늘과 계곡 찾아 ‘슬기로운 여름 피서’

허예린 기자
입력

요즘 영주를 찾는 사람들은 점점 더 그늘을 찾는다.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한여름, 탁 트인 어디보다 자연이 내어주는 시원한 그늘이 일상의 쉼표가 됐다. 자외선 지수 ‘높음’ 경고에 습도가 한껏 오른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피서지가 새로운 여름 일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는 ‘그늘진 산사 산책’이나 ‘소수서원 숲길 나들이’ 후기가 연일 이어진다. 실제로 4일 오전 11시 기준, 영주시는 이미 29도를 넘어섰고 체감온도는 더욱더 높았다. 기상청도 “자외선 지수가 높은 만큼 외출 시 긴 소매와 모자, 선크림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소수서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소수서원

기온이 치솟는 이 시기, 영주의 명소들은 시원함과 여유로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부석사는 소백산 자락에 자리잡아 도심보다 온도가 낮고, 고요한 분위기 속 산책이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고즈넉한 마루와 울창한 숲이 햇빛을 막아줘 땀 대신 바람 소리만 느낄 수 있었다. 한 지역 주민은 “무더위에도 부석사 오솔길에서는 땀이 거의 나지 않는다”며 산사의 매력을 전했다. 주변에는 죽계구곡이 있어, 시원한 계곡물과 그늘진 숲길도 피서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최근 이용객들은 “뜨거운 날씨에 계곡 트레킹만 한 게 없다”, “죽계구곡에서는 더위를 잊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유로운 그늘 아래에서 보내는 피서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 여행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올여름 자연 명소와 산책로, 고건축 명소에 대한 관심이 평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직사광선을 피하는 슬기로운 피서가 날씨 변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적응”이라며, “쉴 수 있는 장소의 변화를 통해 몸과 마음 모두 건강을 챙기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댓글 반응도 공감이 쏟아진다. “아이와 함께 숲길을 걷다 보면 무더위 걱정이 사라진다”, “계곡물 소리 들으면서 쉬는 여유가 진짜 피서”라는 경험담이 잇따른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야외 활동을 피해, 오전이나 해 질 무렵 나들이를 추천하는 지역민 조언도 눈길을 끈다.

 

작고 사소한 이동이지만,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려는 지혜는 그 안에서 더욱 빛난다. 영주에선 자연이 내어주는 그늘 아래, 자신만의 속도로 여름을 보내는 새로운 피서법이 일상이 되고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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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소백산#부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