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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시절 군 무인기 작전 깊이 개입”…김용현, 군지휘부와 비화폰 20여 차례 통화로 논란
정치

“민간인 시절 군 무인기 작전 깊이 개입”…김용현, 군지휘부와 비화폰 20여 차례 통화로 논란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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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핵심 지휘부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화폰을 통해 연쇄 통화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6일 밝힌 바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 신분이었던 지난해 6월 합동참모본부와 드론작전사령부 등 군 관계자들에게 무인기 작전 상황을 직접 문의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군 첩보·작전의 최전방 핵심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수사 당국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6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함께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 등과 2시간 동안 총 20여 차례 비화폰으로 적극 소통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은 김 의장에게 “무인기에 전단통 부착 실험이 잘 진행되고 있나”라고 직접 묻기도 했다. 이에 김명수 의장은 실험의 세부 내용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고, 이후 군 내부에서 보고가 잇따라 이어졌다.

이어 여인형 전 사령관도 김용대 사령관과 통화해 김 전 장관에게 전화를 넘겼고, 김 전 장관은 "무인기 실험을 준비하는 게 있다고 하던데 합참에 보고가 안 됐느냐"며 작전 상황을 집요하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 후 김용대 사령관은 정광웅 합참 작전기획부장에게 연락해 공식적인 의장 보고 일정을 조율했고, 신 전 장관에게도 비화폰으로 연결됐다. 작년 6월 신원식 당시 장관과 김용현 전 장관 간 비화폰 기록이 처음 확인된 대목이기도 하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김 전 장관이 군 지휘계통 밖 민간인 신분에서 작전 관여 및 보고 요구를 한 행위는 법 위반 소지가 농후하다고 보고 입증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이 확보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통화에서 확보된 무인기 실험 및 보고 절차는 통상 군 내부 보안과 작전지침에서 벗어난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민간인의 군사작전 깊숙이 개입 정황에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지휘계통을 무시한 보고 요청은 명백한 군 통치체계 흠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용현 전 장관 측은 “비화폰 통화는 관례적 인사와 상황 점검 차원”이라며 무인기 실험 세부 내용 설명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용대 사령관 역시 6월 16일 통화 이후 김 전 장관을 별도로 만났으나, "가족 행사 등 인사 목적일 뿐 군사 논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군 지휘부 연쇄통화에 이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역시 수차례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 및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 시기, 박 전 처장이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연락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날 국회는 대통령경호처장 등 민간인의 군 작전 개입과 군 통수체계 이완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가에서는 이번 사건이 향후 국방 개혁 및 군 정보 보안 체계 전반에 사법적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와 특검팀은 추가 통화 및 군 보고 체계 위반 사실을 면밀히 조사하고, 관계자 신분 조정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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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비화폰#무인기작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