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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아마존 AI 협력 전격 체결”…콘텐츠 산업 판도변화→저널리즘의 미래에 쏠린 눈
국제

“뉴욕타임스·아마존 AI 협력 전격 체결”…콘텐츠 산업 판도변화→저널리즘의 미래에 쏠린 눈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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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의 신문고지, 오래된 인쇄기 소리가 조용한 여명을 뚫고 흘러나온다. 디지털 혁명의 깊은 파도 속, 2025년 5월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IT 공룡 아마존이 지적 허상의 긴장 위에 한 장의 계약서를 교환했다. 이들은 언론의 진실한 목소리가 인공지능의 또렷한 뇌리에 투명히 새겨져야 한다는 새로운 길 위에서 손을 맞잡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아마존에 자사 뉴스, 요리·레시피 서비스인 'NYT 쿠킹',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의 방대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공식 라이선스를 허락한다고 밝혔다. 이는 뉴욕타임스가 처음으로 외부 AI 기업에 콘텐츠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으며 데이터 제공에 나선 뜻깊은 첫 걸음이다.  

‘뉴욕타임스’, 아마존과 AI 훈련용 콘텐츠 라이선스 체결…주가·콘텐츠 사업 영향 주목
‘뉴욕타임스’, 아마존과 AI 훈련용 콘텐츠 라이선스 체결…주가·콘텐츠 사업 영향 주목

아마존은 이제 이 방대한 뉴욕타임스의 아카이브와 기사들을 AI 챗봇 ‘알렉사’를 비롯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훈련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알렉사 이용자가 기사를 문의하면 뉴욕타임스가 출처로 밝혀지고, 원문 또한 곧장 NYT 웹사이트로 연결될 예정이다. 그러나 계약의 구체적 기간과 금전적 조건은 베일에 싸여 있어 각각의 이익이 세상에 얼마만큼의 가치로 환산되었는지는 오직 관계자들만이 알고 있다.

 

이번 합의 이전 뉴욕타임스는 2023년 12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대규모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두 기업이 수백만 건의 NYT 기사를 무단으로 AI 모델 훈련에 이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로써 뉴욕타임스는 법적 대응을 선택한 첫 언론사로 화제가 되었지만, 이번 아마존과의 공식 라이선스는 저널리즘의 상업적 가치와 콘텐츠 시장 판도에 변화의 물살을 예고했다.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는 사내 메모를 통해 “고품질 저널리즘이 마땅한 대가를 인정받고 콘텐츠 창작물의 권리가 보호받아야 함은 변함없는 원칙”이라며 “뉴욕타임스의 노력들이 앞으로도 정당한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적으로 오픈AI는 이미 전 세계 20개 이상의 뉴스 미디어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소유의 워싱턴포스트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AI 기술이 미디어 산업의 경계선을 허물고 있는 지금,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의 이례적 결합은 언론사의 수익화 모델, 콘텐츠 유통 질서, AI 생태계 확장에 실질적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미디어 업계는 이번 합의를 기점으로 AI와 저널리즘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새 질서가 열릴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언론 자유와 저작권 보호의 두 가지 가치가 치열하게 논쟁되는 한편, 글로벌 미디어와 기술업계 전반에 긴장과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 미디어 기업 역시 아마존·뉴욕타임스발 콘텐츠 라이선스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미디어·저작권 산업의 새로운 장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AI와 저널리즘의 공생이 갖는 의미는 한층 더 깊어졌다. 진실의 언어로 세상을 기록해온 신문의 시간과, 알고리즘의 냉철한 연산이 교차하는 이 거리에서, 독자와 미디어 산업 모두가 다음 장을 고요히 응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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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아마존#ai콘텐츠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