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대신 자체 결제망 선택”…스위프트-리플, 글로벌 결제 주도권 경쟁 격화
현지시각 4일, 글로벌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와 리플(Ripple)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톰 자흐(Tom Zschach) SWIFT 최고혁신책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은행들은 리플의 XRP 결제망 도입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통 금융기관들은 자체 결제망과 토큰화 예치금,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전략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이 결제 인프라의 통제권을 외부 암호화폐에 넘기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XRP는 기존 글로벌 은행 간 결제망의 비효율을 해소할 대안으로 시장에 제시돼 왔다. 은행들은 크로스보더 결제 흐름에서 세계 각국의 노스트로·보스트로 계좌에 자금을 사전에 묶어 두는데, XRP는 중립적인 디지털 브리지 자산으로서 이 같은 예치 부담을 줄이고 상시 실시간 결제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리플은 각국 규제 준수를 위해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주문형 유동성(ODL) 네트워크, RLUSD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제도권 적합성을 강화 중이다.

그러나 은행 업계는 법적 구속력과 규제 리스크를 주된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 자흐 CIO는 "유동성과 법적 집행력은 별개"라며, XRP를 은행의 대차대조표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신뢰받는 결제수단으로 채택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대형은행 JP모건, 씨티, HSBC 등도 자체 지급결제망과 규제된 디지털자산 활용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은행 주도의 결제 레일 역시 근본적으로 폐쇄와 유동성 저하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XRP는 기존 은행 시스템과 분리된 외부 브리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확장성과 유동성 활용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내 XRP가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스위프트 점유율의 15%까지 잠식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외신과 분석 기관들은 이번 논쟁을 글로벌 결제 질서 재편의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USA), 유럽(EU) 등 주요 시장에서도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은행권 내부망 강화와 블록체인 인프라 도입이 맞물려 결제 산업 구조 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게이프(coingape)는 "금융 인프라의 주도권이 디지털 자산과 전통 은행 간 갈등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결제 시장을 둘러싸고 은행권 내부망과 XRP 등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간 주도권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향후 규제 프레임워크 정비와 시장 신뢰 확보 여부가 결제 질서 지형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기반 결제망이 향후 공존 체제로 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은행권이 선제적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주도권 경쟁이 글로벌 결제 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