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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경쟁에 불붙었다”…마운자로 출시에 시장 판도 급변
IT/바이오

“비만치료제 경쟁에 불붙었다”…마운자로 출시에 시장 판도 급변

장서준 기자
입력

GLP-1 계열 신약 ‘마운자로’가 국내 병원과 약국에 공급되며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 지형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6월 20일 정식 처방이 시작된 이후, 소비자와 의료기관의 수요가 동시에 폭증하며 첫날부터 품절 우려가 현실화되는 등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마운자로 출시가 GLP-1 비만치료제 가격 하락을 유도하며, 시장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주 1회 주사제로,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및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에 동시 결합·활성화해 체중감량과 혈당 개선에 작동한다. 기존 GLP-1 단일 표적 치료제보다 체중 감소 폭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72주 장기 임상에서 최대 22.5%까지 체중 저하 효과가 보고됐고, 경쟁 약물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의 비교 임상에서도 마운자로 투여군의 72주차 평균 체중 감소율(20.2%)이 위고비 투여군(13.7%)보다 높았다.

이번 국내 초도 공급은 전체 6개 용량 중 시범·주요 유지용량(2.5㎎·5㎎) 두 가지로 이뤄졌다. 병원 현장에서는 개시 당일 오전부터 대기 행렬이 발생하고, 물량의 절반 이상이 첫날에 소진됐다. 공급이 조기에 마감될 경우 2차 물량(6월 28일 공급 예정) 사이 최대 며칠간 품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다수 의원이 전화 문의 소비자에게 품절 가능성을 고지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는 마운자로 경쟁 본격화로 기존 GLP-1 계열 약물의 소비자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도 뚜렷하다. 위고비는 저용량 기준 20만원대까지 떨어졌으며, 마운자로도 한 달분 기준 20만~30만원대 가격 형성이 확인되고 있다.

 

차별화된 약효와 함께 안전성 이슈도 주목된다. GLP-1 계열 약물은 구토, 설사, 두통, 변비 등 이상반응이 보고됐으며, 극소수 환자에서 드물게 급성췌장염 위험도 있다. 허가 적응증은 BMI 30 이상의 고도 비만 성인, 또는 당뇨·고혈압 등 동반질환을 지닌 BMI 27 이상 성인 과체중 환자로 한정돼 있다.

 

현재 미국·유럽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도입과 급여 정책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국내에서도 보험 급여·장기적 안전성 데이터 확보 요구가 커지고 있다. 식약처 등 보건당국은 안전성 정보 관리와 오남용 방지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의 빠른 확산과 가격 인하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구조를 단기적으로 크게 바꿀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환자별 적응증 확인 및 장기 안전성 모니터링 체계도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신약이 실질적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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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위고비#gl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