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의 신화”…우상혁, 2m32 도약으로 로마 정복→세계 최고 자리 다시 도전
로마의 경기장에는 벅찬 긴장과 열기로 가득했다. 우상혁이 바를 넘기 전 짧은 숨을 고르는 찰나,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기대가 교차했다. 2m32의 순간, 흔들림은 곧 자신감으로 바뀌었고 그의 도약은 새로운 기록의 장을 써 내려갔다. 선택과 집중의 묘미, 그리고 우상혁만의 미학이 깃든 무대였다.
2025 세계육상연맹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는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이 총집합한 대회였다. 이날 우상혁은 2m32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섰고, 이로써 전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다시 보여줬다. 해미시 커, 주본 해리슨, 장마르코 탬베리, 올레 도로슈크 등 각국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점도 의미가 남달랐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전개됐다. 도로슈크의 안정된 도약에 우상혁이 곧바로 맞서는 구조가 이어졌다. 2m26에서는 위기가 있었지만 마지막 시도에서 이를 넘어서며 스스로 분위기를 바꿨고, 2m28도 한 호흡에 통과하며 끝까지 경쟁 구도를 유지했다. 결전의 무대는 2m30에서 갈렸다. 1차에서 도로슈크가 앞서 나갔지만, 우상혁은 실패를 기회 삼아 곧바로 2m32 도전에 나서 성공을 만들어냈다. 최종 도약으로 단숨에 승부를 뒤집는 모습이었다.
이번 우승은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이자 세계 랭킹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또한 2월 체코와 슬로바키아 실내대회, 3월 중국 세계실내선수권, 5월 왓그래비티챌린지, 구미 아시아선수권 등 매 대회마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6연승이라는 특별한 역사를 썼다.
우상혁은 “오랜 꿈이었던 세계 무대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만 남았다”며 결의를 보였다. 현장에 모인 팬들은 우상혁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했고, 시상식장에는 긴 박수와 뜨거운 연호가 이어졌다.
잠시의 안도와 기대,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준비의 흥분이 뒤섞인 로마의 밤. 우상혁은 오는 7월 모나코 대회를 향해 다시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가늠할 수 없는 미래와 긴장, 그 속에 우상혁의 꿈은 끝없이 뻗어 나간다. 다음 발걸음마다 박수를 보낼 이들이 있기에, 삶과 기록 그리고 높이의 의미는 더욱 깊이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