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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IN JAPAN” 재일교포 품은 박수→전유성 추모 물결에 무대가 젖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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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에너지로 무대를 채우던 ‘개그콘서트 IN JAPAN’은 어느새 재일교포 관객의 뜨거운 박수, 감동 그리고 깊은 추모의 순간으로 물들어갔다. 김영희와 이수경, 서성경 등 한국 개그맨들과 일본 대표 개그맨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무대와 관객의 거리를 웃음으로 좁혔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때로는 낯선 표정도 개그 앞에서는 금세 하나가 됐다.

 

김영희는 특유의 재치로 현장 관객들의 솔직한 고민을 이끌어내며 “소통왕 말자 할매”로서 누군가의 가슴을 두드렸다. 무대 위로 쏟아진 “남자친구가 생기지 않는다”, “휴가를 내고 공연을 보러왔다” 등 진솔한 고백에 김영희는 거침없는 위트로 찰나의 웃음과 따뜻함을 남겼다. 이에 따라 객석과 무대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졌고, 박수와 환호가 쉼 없이 이어졌다.

“웃음엔 국경 없다”…‘개그콘서트 IN JAPAN’ 재일교포 감동→매년 만남 약속 / KBS2 '개그콘서트'
“웃음엔 국경 없다”…‘개그콘서트 IN JAPAN’ 재일교포 감동→매년 만남 약속 / KBS2 '개그콘서트'

‘심곡 파출소’ 코너에서 이수경, 서성경, 유연조, 윤재웅은 각자의 캐릭터로 분해 현장을 한순간에 뒤집었다. 리얼함과 신선함이 스치는 콩트는 관객을 무장해제했고, 이어진 ‘자초하신 일입니다’ 코너에서는 조현민, 김지영, 이수빈, 채효령의 독설과 심플한 유머가 일본 팬들에게도 통했다. 한국식 개그의 다채로운 맛이 웃음 짓는 얼굴마다 번져갔다.

 

일본 코미디언들의 등장은 또 다른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넬슨스’, ‘카게야마’, ‘3시의 히로인’은 각기 다른 코드를 앞세워 관객과 화음을 만들어냈고, 일본 인기 개그맨 요시무라 타카시는 “한국 콩트에는 무대의 기운이 넘친다”며 감탄을 전했다. “매년 함께 무대에 서자”는 그의 말은 한일 양국 코미디의 상징적인 약속으로 남았다.

 

도쿄에서 공연장을 찾은 재일교포 관객은 “유튜브로만 보던 무대를 직접 보고 꿈만 같다”며 벅찬 감정을 쏟아냈다. 한편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2년 연속 일본 무대를 성사시켜준 재일교포 팬들의 사랑에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며, 내년에도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고인 전유성의 명언이 깊이 울려 퍼졌다. “개그맨들은 웃기기 위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한다”는 그의 말을 다시 떠올리는 순간, 방청석과 출연진 모두 경건함과 울림으로 하나가 됐다.

 

재일교포의 특별한 응원, 양국 코미디언의 활력, 그리고 전유성을 위한 뜨거운 추모까지 모두 담은 ‘개그콘서트 IN JAPAN’의 무대는 KBS2를 통해 지난 28일 시청자와 만났다. 두 나라 개그맨의 열정과 우정, 관객의 눈빛이 서로를 끌어안았던 이 무대의 약속이 내년에도 여전히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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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injapan#김영희#전유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