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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후 새 비대위 출범”…의료계, 복귀 여론 확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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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후 새 비대위 출범”…의료계, 복귀 여론 확산 주목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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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등 주요 의료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1년 5개월간 이어진 가운데, 집단사직 전공의를 대표해 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사퇴하며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 논의가 현실화할 가능성에 기대가 모이지만, 정부와 전공의 측의 입장 차이로 합의까지는 상당한 조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리더십 교체와 복귀 움직임이 ‘의정갈등 해법 주도권 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내부 대의원방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고, 곧이어 4개 주요 수련병원 대표들이 임시 대의원 총회를 소집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을 단행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인 한성존 신임 비대위원장 주도로, 향후 정부와의 실질적 대화와 복귀 논의가 추진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 등 직전 임원진 5명도 함께 사퇴했다.

이번 비대위 구성 전환의 직접적 배경에는 전공의 내부에서 ‘복귀 논의’에 대한 요구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기존 집단 투쟁보다는 조건부 복귀와 의료환경 개선 요구를 병행하자는 현실론이 확산되면서, 강경한 투쟁 노선이 점차 설득력을 잃었다. 실제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병원 전공의 대표들은 최근 조건부 복귀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새 비대위의 대정부 요구안은 윤석열 정부 필수의료 정책 재검토,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의료 거버넌스 내 의사 비율 확대 등이 핵심이다. 여기에 전공의 복귀 시 ‘수련특례’ 마련, 전문의 시험 및 모집 시기를 다양화하는 조건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복귀 희망 전공의가 다수임에도 기존 강경파 기조에 가로막혀왔다며, 이번이 의료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전공의들의 복귀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내부 이견이 노출되는 등 결속력 약화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병원 대표들이 독단적 복귀를 추진한다는 비판과 복귀 대상자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단체 대화방에서는 복귀 시점, 전문의 시험 외 추가 조건 등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고 있으며, 정부가 PA(진료보조 간호사) 중심으로 병원 구조 전환을 추진해 전공의의 역할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정책적으로는 정부와 의협 등 주체 간의 실질적 대화, 의료계 내 요구 우선순위 설정, 내부 소통을 통한 협상력 강화가 관건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의사단체의 명확한 해결 의지, 국민 신뢰 회복이 의정갈등 장기화를 막을 열쇠라고 분석한다. 의료현장 교수들 또한 “이제 전공의들이 대화와 현실적 해법 모색에 나설 때”라 강조했다.

 

국내 의료계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실제 복귀와 제도 개선, 나아가 정부와의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계는 집단행동보다는 협력과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이 의료 정상화의 핵심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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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전공의#의정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