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후보 ‘BAL0891’ 위암 효과 확인”…신라젠, 정밀의료 적용 새 전기
신라젠이 개발 중인 신규 항암 후보물질 ‘BAL0891’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3차원 장기 유사체)를 활용한 정밀의료 연구에서 위암 표적 치료로서의 잠재력을 입증하며 바이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라선영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최근 아시아 최대 암 분야 국제학술대회(아시아종양학회·대한암학회 공동 주최)에서 공개되면서 새로운 정밀항암제 플랫폼의 상용화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이 이번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진행성 위암 환자의 복막 전이 및 악성 복수에서 확보한 오가노이드를 통해 BAL0891의 항암 효과 및 바이오마커 활용 가능성을 평가했다. 기존에는 악성 복수를 동반한 위암이 치료가 매우 어렵고 생존율도 낮은 질환군으로 분류되며, 현실적인 치료 옵션의 부재가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었다.

BAL0891은 위암 오가노이드에서 암세포 증식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고, 약물에 반응한 모델에서는 특정 단백질 발현 변화가 공통적으로 관찰됐다. 특히 단백체 분석(Proteomics)을 적용해, 세포주기 조절·DNA 복제·RNA 분해·DNA 손상 복구 등 생존 결정 경로에 관여하는 14가지 주요 단백질의 발현 차이를 정량적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신약 개발에서 민감도 예측이 까다로웠던 단백질 이외에, 실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후보군을 도출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정밀의료 측면에서 BAL0891의 직접적 표적 단백질 발현과 약물 반응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여러 대체 바이오마커가 제시되면서 개인 맞춤형 위암 치료 전략의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임상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반응성 예측 플랫폼’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 경쟁에서는 미국·유럽 등에서도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단백체 기반 신약 후보 선별 작업이 활발하지만,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한 바이오마커 발굴 측면에서 국내 연구진이 국내외 주도 그룹과의 간극을 좁혀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연구는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과 함께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 보험급여 확대 등 후속 단계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바이오마커 기반의 항암제 개발이 위암을 비롯한 난치암 분야 정밀의료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이 될 수 있다”며 BAL0891의 후속 임상 및 글로벌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오가노이드·단백체 융합 신약개발이 실제 환자의 치료 전환점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기술과 임상, 산업적 가치를 연결하는 종합적 전략이 바이오 혁신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