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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정면충돌에 테슬라 주가 폭락”…증권가, 감세법안 변수에 촉각→미 전기차 산업 격랑 예고
국제

“트럼프·머스크 정면충돌에 테슬라 주가 폭락”…증권가, 감세법안 변수에 촉각→미 전기차 산업 격랑 예고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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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의 이른 여름 오후, 변동성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금융시장을 갈랐다. 6월 5일, 테슬라 주가는 바람이 꺾인 듯 장중 무려 8.8% 하락해 302.8달러에 머무르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한가운데로 이끌었다. 그 하락 곡선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간의 갈등이라는 매운 바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재정정책, 일명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역겹고 혐오스럽다"는 머스크의 목소리는 공개적인 파문을 던졌고, 곧 트럼프 대통령 역시 비판에 즉각 응수하며 "매우 실망했다"는 입장으로 정면에서 맞섰다. 머스크 또한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고 공개 반박하며 대립의 강도는 더욱 깊어졌다. 정치권과 산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이었다.  

테슬라 주가 장중 9% 급락…트럼프·머스크 갈등 격화, 감세법안 우려
테슬라 주가 장중 9% 급락…트럼프·머스크 갈등 격화, 감세법안 우려

증권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법안이 테슬라의 경영환경에 커다란 변수를 던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JP모건은 이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테슬라의 연간 이익이 약 12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캘리포니아주에서 시행 중인 무공해차 의무판매 규제를 무력화하는 연방 법안까지 거론되며, 테슬라의 배출권 거래 이익에도 최대 20억 달러 가까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그림자를 드리웠다.  

 

정치적 갈등은 테슬라의 로봇택시, 무인차 등 차세대 성장동력의 확대에도 짙은 불확실성을 드리운다.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규제 완화를 이끄는 머스크의 입법 로비 행보조차 지금은 안개 속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이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에도 균열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신규 구매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아젠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법안에는 전기차 보조금 종료 등 테슬라에 불리한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날 선 충돌이 테슬라뿐만 아니라, 머스크가 이끄는 미래 산업 전반에 걸쳐 일종의 ‘정치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금융시장은 이제 감세법안의 운명이 테슬라 주가뿐만 아니라, 폭넓게 미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 궤도마저 좌우할 수 있음을 주목한다. 미국 내부의 정치적 대립과 산업계 불안이라는 이중의 파도가 세계 전기차 시장 지형에 어떤 변화를 낳을지, 긴장 속에 모두가 다음 장을 지켜보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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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트럼프#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