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으로 ADC 만든다”…경보제약, 자동화 제조 기술 국책과제 선정
AI와 로봇 융합 기술이 바이오의약품 제조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경보제약이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과제로 선정된 ‘AI 기반 표적맞춤형 링커-약물 복합체 제조 자율랩 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함에 따라, 첨단 자동화 공정이 국내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 현장에 도입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시도가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경쟁의 기술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본다.
경보제약은 한국기계연구원, 고려대학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9년 12월까지 약 192억원 규모의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중 경보제약은 24억원의 국가 R&D 지원금을 바탕으로 AI와 로봇을 융합한 자율 제조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해당 시스템은 제조 공정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제어를 통해 제조 공정의 신뢰도와 시제품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ADC(항체-약물 접합체)는 암 등 고난도 질환 치료에 혁신적 효과가 있는 바이오의약품으로 꼽힌다. 기존 생산 방식 대비, AI 기반 자율랩은 링커 및 약물 결합 정확도를 높이고 자동화 프로세스를 표준화해 품질 일관성 확보에 유리하다. 경보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항체-약물 접합체의 설계 데이터 축적과 제조 시스템 고도화, GMP(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 생산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855억원을 투입한 ADC 생산시설 구축과 맞물려, 통합 CDMO 플랫폼을 조기에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CDMO 시장에서는 이미 로슈, 론자 등 선두 기업이 AI와 로봇을 접목한 스마트 생산 기술을 도입해 ADC 생산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경보제약이 최초로 대규모 AI·로봇 기반 ADC 자동화 제조 시스템 국책과제에 선발되면서, 기술 격차 좁히기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식약처 등 국내 규제기관은 AI 및 자율화 설비에 대한 품질검증 기준을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있어, 상용화까지는 데이터 신뢰성 강화와 규제 적합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AI·로봇이 결합된 자동화 제조 기술이 실제 신약 생산 현장에 안착할 경우, 국내 바이오 생산 및 수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ADC를 포함한 바이오의약품 첨단 제조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만큼, 기술 표준화·규제 대응 전략이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