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홀드 시상식 현장”…노경은, 고효준과 동행→2시즌 연속 30홀드 달성
경기장에 퍼지는 박수 소리와 함께, 노경은이 홈플레이트로 걸어갈 때마다 관중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를 따라 움직였다. 고효준과 나란히 선 무대 위, 지난 세월을 함께 견뎌온 불펜 선후배의 깊은 동지애가 짙게 스며들었다. 특별한 시상식의 순간은 그 자체로 팀 모두의 자존심이자,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장면으로 각인됐다.
KBO는 2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노경은의 개인 통산 100홀드 달성을 축하하는 시상식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두산 베어스의 고효준이 깜짝 등장해, 함께 땀을 흘렸던 시절을 추억하는 의미도 더했다. 노경은은 “고효준 선배와 남긴 사진이 소중한 기억이 됐다”며, 선후배 사이의 따스한 유대를 표현했다. 고효준 또한 “노경은은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라고 응답하는 등 진한 우정을 나눴다.

LG 트윈스 김진성 역시 노경은과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김진성은 실제로 “노경은 선배의 훈련 루틴과 마운드 관리법을 자주 배운다”며, 40대에서도 150㎞ 강속구를 던지는 노경은의 자기 관리에 존경을 표했다. 노경은은 “김진성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후배를 치켜세우며, 두 선수는 서로가 올 시즌 홀드 1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홀드 순위 경쟁은 막판까지 예측불허다. 22일 현재 조상우(KIA)가 24홀드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김진성이 23개, 노경은이 17개로 각각 상위권에 올라 있다. 김진성은 “노경은 선배가 지난해 30홀드, 올해 38홀드를 넘기며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30홀드 고지를 밟았다”며, 선배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다. 노경은도 “김진성의 성장세가 놀랍다”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SSG 랜더스 덕아웃에서 노경은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2003년 두산 입단 이후 베테랑으로 성장한 그는 올해만 해도 20세 이로운, 23세 조병현 등과 세대를 뛰어넘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힘든 중반만 잘 지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기다릴 것”이라는 노경은의 조언에서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리더십이 엿보인다.
한결같은 자기관리는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등판 당일에도 유산소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는가 하면, 장거리 이동 간에도 새벽 운동을 이어가며 컨디션을 조율한다. 노경은은 “등판 날 꾸준한 유산소가 다음 경기 준비에 큰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21년째 베테랑의 기록은 점점 더 특별해지고 있다. 2022시즌까지 18홀드에 그쳤으나, 2023년 30홀드, 2024년 38홀드를 기록하며 KBO리그 첫 2년 연속 30홀드 달성은 물론 최고령 홀드왕 반열에도 올랐다. 최근에는 만 41세 3개월 15일의 나이로 전인미답의 100홀드 대기록을 새긴 바 있다.
이번 시즌 노경은은 49경기에서 2승 5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 중이다. 최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 3실점 패전을 안았지만, 팀 동료들은 노경은의 빠른 자기회복과 깊은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노경은은 “혹시 부진한 날이 오더라도 원인을 돌아보되, 스스로를 갇히게 하지 말고 앞만 보고 나아가라”고 불펜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손바닥에 남은 땀, 눈빛 속 굳센 의지, 늦은 밤까지 이어진 운동의 습관. 노경은의 하루는 늘 새로운 출발이다. KBO 불펜 역사의 한 장면을 써내려가는 노경은의 도전은 매 경기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