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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면역질환 6개월 장기 효과”…한올바이오파마, 바토클리맙 2상 성과 주목
IT/바이오

“자기면역질환 6개월 장기 효과”…한올바이오파마, 바토클리맙 2상 성과 주목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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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파트너 이뮤노반트가 공동 개발한 FcRn 억제제 ‘바토클리맙’이 그레이브스병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치료 종료 6개월 후에도 80% 환자에게서 갑상선 호르몬 정상 유지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기존 항갑상선제 치료 한계를 뛰어넘는 성과로, 업계는 본격적인 질환 조절형 치료제 경쟁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2상에서 바토클리맙은 표준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못했던 환자군을 대상으로 장기적 안정 효과를 확인했다. 6개월 후 17명 중 8명은 항갑상선제 복용 없이도, 5명은 최소 용량으로 호르몬을 조절했다. 안전성과 내약성 역시 기존 데이터와 동일하게 나타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기술적으로 바토클리맙은 면역글로불린 G(IgG)의 분해 경로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FcRn(신생아 Fc 수용체)'을 차단해, 면역계 교란을 근본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에서 이전 치료제와 차별화된다.

시장에서는 바토클리맙의 이전 임상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던 장기 호르몬 조절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그레이브스병 환자 20~30%가 표준 항갑상선제에도 재발 및 중증 합병증을 경험하는 만큼, 미충족 치료 수요를 새롭게 해소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받는다. 환자 입장에서는 복약 편의성과 장기 안전성이 치료제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FcRn 억제 계열 치료제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르제니스, 유럽에서는 UCB 등이 유사 기술로 신약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뮤노반트도 차세대 FcRn 억제제 ‘아이메로프루바트’로 2027년까지 주요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바토클리맙은 연내 갑상선안병증 3상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임상 진입 장벽 측면에서는 미국 FDA와 유럽 EMA가 FcRn 억제제 계열의 임상 기준과 데이터 요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면서, 글로벌 상업화 속도 차이가 산업 판도를 가를 전망이다. 유전자 기반 치료보다 낮은 면역 부작용과 투여 편의성을 바탕으로 보험 등재, 임상 진입이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점도 산업계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HL161 계열이 질환 조절 가능성을 임상에서 입증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그레이브스병 치료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FcRn 표적 치료제 상용화가 그레이브스병뿐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장기 효과와 안전성 입증이 이뤄질지 주시하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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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파마#바토클리맙#그레이브스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