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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팬텀의 운명에 물들었다”…10주년 무대 기립박수→관객 심장 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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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팬텀의 운명에 물들었다”…10주년 무대 기립박수→관객 심장 전율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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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조명이 대극장에 온기를 불어넣던 그 순간, 카이는 오롯이 홀로 무대를 채우며 팬텀의 운명에 깊이 물들었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트렌치 코트 끝자락, 흰 가면 아래 숨겨진 슬픈 눈빛이 극 전체를 감싸 안았다. 섬세한 손끝과 절제된 음성, 그리고 한없이 고뇌 어린 표정이 객석의 숨소리까지 멈추게 하며 장대한 비극의 서사를 그렸다.

 

카이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뮤지컬 ‘팬텀’ 10주년 그랜드 피날레 시즌의 첫 공연에서 한층 농도 짙은 감정선과 완성도 높은 연기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2015년 한국 초연 이래 오랜 시간 팬텀 역을 지켜온 카이는 묵묵히 비극적 사랑을 품은 슬픈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오페라극장 지하에서의 끝없는 내면의 분투를 호소력 짙은 무대로 완성했다. 첫 실루엣만으로도 캐릭터의 비극적 서정이 한순간에 객석을 사로잡았다. 크리스틴 다에의 오디션을 바라보는 묵직한 시선, 밀도 높은 정적, 그리고 폭발적인 고음이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관객의 감정이 절정으로 달했다.

“압도적 서사에 숨 멎었다”…카이, ‘팬텀’ 10주년 기립박수→관객 전율 / EMK뮤지컬컴퍼니
“압도적 서사에 숨 멎었다”…카이, ‘팬텀’ 10주년 기립박수→관객 전율 / EMK뮤지컬컴퍼니

무엇보다 카이는 크리스틴 다에와의 관계에서 보이는 이중적인 감정, 스승과 연인의 경계에서 펼치는 집착과 헌신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손끝이 전하는 슬픔, 눈빛에 숨은 고독, 천천히 번져 나가는 감정선에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몰입해갔다.

 

10주년 시즌의 첫 무대를 마친 카이는 “10년 전 첫 무대가 떠오르며, 인생에서 사건 같은 작품이라 더욱 소중하다. 마지막까지 온 마음을 다하겠다”는 소회를 전했다. 관객들은 연신 “카이가 곧 팬텀”이라고 환호하며, 배우와 무대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였다.

 

‘팬텀’은 가스통 르루 원작에 기반해 오페라, 발레, 뮤지컬의 장점을 고루 살린 독창적인 구성과 초대형 무대, 치밀한 장면 전환으로 이어져왔다. 3층 구조의 화려한 무대미학, 세밀하게 쌓아 올린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10년간 집대성된 서사가 이번 시즌에서 절정을 맞았다. 카이는 또 ‘몬테크리스토’, ‘지킬 앤 하이드’ 등 다양한 대형 뮤지컬에서 독보적 행보를 보이며, 올해는 유럽의 대형 음악페스티벌 무대까지 오르며 한국 대표 뮤지컬 배우의 지위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관객의 전율, 그리고 되돌아오는 박수와 환호는 무대가 끝난 뒤에도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카이의 ‘팬텀’은 곧 서사의 정점이자, 감정의 실핏줄을 모두 증명해내는 단단한 중심축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뮤지컬 ‘팬텀’ 10주년 그랜드 피날레 시즌은 8월 1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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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팬텀#세종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