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도 뉴코 설립”…국내 신약 개발, 투자 조달 새 돌파구
빅파마의 구조조정 기조 속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용 절감과 R&D 축소에 나선 가운데,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도 독립 신설법인 ‘뉴코(NewCo)’ 설립이 유망한 자금 조달 및 기술 이전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는 뉴코를 통한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점을 ‘K바이오 혁신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뉴코는 신약 후보물질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신설법인을 별도로 세우고, 이 법인에 투자를 집중하는 방식이다. 국내선 디앤디파마텍, 에이비온, 나이벡이 잇따라 뉴코 형태의 기술 이전 성과를 기록했다. 기존 모기업은 핵심 자산을 뉴코로 이관해 규제 리스크를 분산하고, 투자 유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코 설립은 규제 완화, 구조조정, 빠른 자금조달에 유리하다”며 “규제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뉴코를 세워 임상·허가를 병행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기존 신약개발 구조 대비 뉴코 모델은 임상 개발 역량과 자금 운용의 효율성이 높다. 보유 자산이 초기 단계이거나 비핵심 자산일 경우, 별도 뉴코에서 집중 개발하면 핵심 인력을 직접 투입해 임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빅파마 출신의 경험을 지닌 인력이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 글로벌 임상 설계와 사업화 전략 수립 측면에서 기존 바이오벤처 대비 경쟁력이 부각된다. 뉴코는 파이프라인 집중도가 높고, 재기술 이전이나 M&A로 이어지는 확장 전략에도 유리하다.
글로벌 제약사 및 VC들은 혁신 신약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뉴코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제 중국 등 아시아계 바이오텍에서도 뉴코 보유 자산의 권리 인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시장에선 단일 파이프라인에 역량 집중이 용이해, 기술 수출 후 개발 속도와 상업화 가능성이 향상되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규제 환경 변화도 뉴코 확산에 힘을 싣고 있다. 각국 약가·허가 규제가 강화될 때, 해당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규제가 덜한 국가에 별도의 뉴코를 만드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투자자·정부·업계의 이해관계에 따라 바이오 기술의 ‘현지화’와 글로벌 확장이 동시에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역량 있는 뉴코와의 협업 확대가 국내 바이오 신약 산업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바이오업계는 이번 뉴코 전략이 실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시장 생존력과 기술 상용화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혁신의 속도와 더불어, 자산 구조 및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이 산업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