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벽, 강해진 각오”…U-17 대표팀, 이탈리아전 완패→월드컵 앞 재도전 시동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잔디 위에서 U-17 대표팀 선수들은 새롭게 꾸린 조합으로 한데 뭉쳤다. 함성으로 가득 찬 현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골망을 연이어 흔드는 이탈리아 선수들의 집중력 앞에 대표팀의 의지는 시험대에 올랐다. 전반 종료 직전 아쉬운 실점, 그리고 후반 초반 다시 찾아온 연속적인 공격에 무너진 팀은 0-3 스코어로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3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 1차전에서 이탈리아에 패했다. 전반 40분 다비드 소리노의 선제 골로 흔들리기 시작한 대표팀은 곧이어 전반 44분, 그리고 후반 9분 데스티니 엘리모게일에게 추가 실점을 내줬다. 짧은 시간 집중력이 흔들린 장면이 고스란히 실점으로 연결되며 벤치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백기태 감독은 공격과 수비 전반에 걸친 활로를 찾고자 필드플레이어 전원을 투입하는 과감한 교체 카드도 꺼냈다. 다양한 조합 실험과 함께 선수들에게 국제무대 적응의 기회를 부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차례 골문을 두드렸음에도 이탈리아 수비진의 압박과 공세를 뚫지 못하며 결국 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각국의 강호들이 기량을 시험하는 이번 대회에는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폴란드가 함께 참가해 선수 개개인의 성장과 대표팀 전체 역량의 점검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은 6일 우크라이나, 9일 폴란드와 차례로 맞대결을 펼친 뒤,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열릴 FIFA U-17 월드컵에 참가한다. 월드컵 F조에서는 멕시코, 코트디부아르, 스위스와 함께 조별리그를 치른다.
완패를 안고 있지만, 더 단단해진 선수들의 눈빛에서는 오히려 결연한 각오가 읽혔다. 경기 후 관중석을 바라보며 다짐을 되새긴 소년들 곁에는 끊임없는 응원 소리가 오래 남았다. 조용한 다짐과 무거운 발걸음, 또 한 번의 성장통을 안고 대표팀은 다시 훈련장으로 향했다. 이번 4개국 친선대회는 11월 FIFA U-17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감각을 다듬는 실전이다. 월드컵 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은 곧 카타르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