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 수사 본격화”…김태효, 특검 핵심 피의자로 11일 소환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논란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참모 출신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VIP 격노설’과 관련한 직권남용 피의자로 특검에 소환될 예정이면서, 사건 파장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7월 11일 오후 3시, 김태효 전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적 격노 장면을 목격한 인물로 꼽히는 김 전 차장은 이후 채상병 사건의 수사 경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의 핵심에 서 있다. 특검은 김 전 차장의 행위가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12.17](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9/1752048263262_315446280.webp)
공수처는 앞서 2023년 8월부터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했지만, 당시 김태효 전 차장에 관한 구체적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군사재판 과정에서 ‘VIP 격노설’ 관련 정황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특검팀은 대통령실과 군 수뇌부 간 통화 내역, 회의 증언에 집중했다. 실제 경찰 사건 이첩 당시 집중적으로 통화기록이 확인됐지만, 김 전 차장의 기록은 제한적이었다.
정민영 특검보는 7월 8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태효 전 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소환조사할 계획”이라며 “당시 대통령실 회의 지시와 보고, 이후 수사 개입 여부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를 받은 직후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거나 직접적으로 수사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며 논란이 확산된 사안이다. 그러나 김 전 차장은 국회 운영위 현안질의에서 “VIP 격노 장면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거듭 부인해 왔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피의자로 불러 VIP 격노 발언 전달 경위를 중점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윤 전 대통령 격노 사실을 첫 전달했다고 진술, 특검은 이 진술을 바탕으로 김태효 전 차장 등 당시 회의 참석자 추가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김 전 사령관의 모해위증 혐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첩을 추진 중이다.
정치권은 이번 소환조사를 두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특검팀은 장기간 제출받은 공수처 자료 분석과 회의 참석자 소환을 병행하며, 대통령실 개입 여부 확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청와대 권력형 외압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강력히 압박하고 있으며, 여권 인사들은 “사실관계 왜곡”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검이 대통령실 실세를 겨냥한 것은 윤석열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현 특검팀의 수사 칼날이 대통령실까지 향하면서, 정국은 한층 더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검은 향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관련자 소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가 확대될수록 ‘VIP 격노설’ 진상 규명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