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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보유 126조 7천억…서학개미, 테슬라·엔비디아 쏠림 속 환율 변수 주목”
경제

“미국 주식 보유 126조 7천억…서학개미, 테슬라·엔비디아 쏠림 속 환율 변수 주목”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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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미국 뉴욕증시는 이른 아침부터 엇갈린 움직임 속에 투자자들의 신경이 곤두섰다. 기술주에 대한 기대와 신중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나스닥지수와 대표 빅테크 종목들은 잠시나마 상승의 온기를 내비쳤고, 이는 시장 한켠에 남아 있던 불안의 그림자를 희미하게나마 걷어냈다. 그 사이 환율은 1,379.5원까지 내려앉아 원화의 강세 흐름을 확인시켰다.

 

시가가 열린 직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S&P500 지수가 5,932.18로 0.06% 하락하며 주저앉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비해 나스닥종합지수는 19,249.85, 0.04%의 소폭 오름세를 지켜냈다. 다우존스 42,314.27, 상승폭 0.02%는 투자자 모두를 관망세로 이끌었다.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8.40으로 미묘한 불안을 암시했으며, 러셀2000은 2,070.18로 보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보여줬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한 미국 시장 뒤편에는 한국 투자자, 일명 '서학개미'들의 움직임이 물살을 이루고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5월 30일을 기준으로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10종목에서 테슬라가 돋보이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 거대한 파도는 32조 2,956억원이란 수치로 환산되었으나, 전일 대비 1조 2,135억원이 빠져나가며 차익 실현의 발길도 함께 드러났다. 그러나 주가는 344.0달러, 소수점 아래 꿈틀거림에도 0.38% 상승으로 힘있는 기운을 잃지 않았다.

 

테슬라를 이어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기세를 업어 16조 5,867억원 보관금액을 기록했다. 하루 견딘 조정, 6,096억원의 출금이 있었지만 138.17달러, 0.57% 상승은 성장 기대의 심지가 여전히 살아 꿈틀댐을 말한다. 한편 팔란티어 테크는 6조 2,356억원이라는 숫자 아래에서도 이례적으로 4,461억원의 신규 자금 유입을 받아 냈다. 단, 주가는 하락해 131.98달러로 소폭 밀렸고, 수익 실현 흐름이 엿보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조용히 5조 5,729억원, 4조 4,107억원 수준에서 안정을 취했다. 다만 두 기업 모두 0.2% 내외의 하락폭을 보이며, 잠깐의 쉼표가 시장을 채웠다. 이 밖에도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디렉션 데일리 TSLA Bull 1.5X, 세미컨덕터 불 3X 등 ETF 종목과 아이온큐, 인베스코 QQQ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지에 자리했다. 디렉션 TSLA Bull 1.5X는 1.15%의 오름세를 보여, 단기 모멘텀 기대치를 반영한 듯 맑은 울림을 남겼다.

 

11위 이하로 내려가면 알파벳A(구글), 브로드컴, 메타 플랫폼 등 대형주와 ETF들이 등장한다. 알파벳A는 조정받아 1.82% 하락, 브로드컴은 실적 개선 기대 속 1.09% 상승, 메타 플랫폼은 0.48% 하락하며 굴곡진 파동이 섞였다. 뱅가드 S&P500 ETF,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등은 각각 2조 9,033억원, 2조 8,581억원 보관금액으로 조용한 안식처를 자처했으며, SCHWAB ETF처럼 보합에도 불구하고 유입 자금이 늘어난 종목은 시장의 방어적 움직임을 은유한다.

 

5월 30일 미국 상위 50개 종목에 대한 서학개미의 보관금액 총계는 126조 7,885억원에 이르렀다. 전 거래일보다 2조 5,271억원 줄어든 수치였다. 차익 매도와 리스크 관리가 교차하는 변동성의 시간임을 실감케 한다. 아울러,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 자산의 기대 수익률은 한 겹 얇아진다. 환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두 축이 맞물리며 번민의 장이 펼쳐진다.

 

시장 한편에선 팔란티어 테크 외에 Tempus AI Inc, J.P. MORGAN NASDAQ EQUITY PREMIUM INCOME ETF,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 등 미래가치를 품은 신성장·배당 종목이 신규 상위권에 떠올랐다. 급등락을 좇기보다, 성장과 안정성의 균형을 꾀하는 움직임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이렇듯 뉴욕증시가 혼조세에 잠긴 시간, 투자자들은 마치 조용한 안개 속 파도를 가르는 뱃사공처럼 신중하게 항해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 나스닥과 대형 테크주가 다시 한번 반등의 여운을 붙든다면, 시장은 또 다른 우상향의 길목에 들어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목에서는 항상 환율과 글로벌 리스크, 기업별 모멘텀이라는 서로 다른 바람을 읽어야 한다. 변화무쌍한 시장의 한복판에서, 투자자들은 각자의 이정표를 세우며 유연한 전략, 냉철한 판단을 갖추는 준비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느껴질 시점이다. 다음 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다시 한번 시장의 움직임을 재촉할지, 모든 관심이 그 방향 위에 인내로 모이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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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