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여파에 집단 이탈”…SK텔레콤, 위약금 면제 후 가입자 쟁탈전 확산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해지 가입자의 위약금을 전격 면제하기로 하면서 통신업계의 경쟁 구도가 격변하고 있다.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해킹 사고와 보상정책을 계기로 가입자의 대규모 이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이탈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이동통신업계의 가입자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은 이번 사태를 ‘이동통신 점유율 재편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흘간(5월 5~7일) SK텔레콤에서 KT 및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총 2만8148명에 이른다. 위약금 환급 방침이 공개된 5일 하루에만 1만660명이 이동했으며, 주말 동안에도 1만7488명이 이탈해 전주 대비 64.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해킹 사고 이후 당일 기준 여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SK텔레콤에서 KT로 8336명, LG유플러스로 9152명이 이동한 반면, KT와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인원은 각각 488명, 5925명에 그쳐 순감 인원은 6675명에 달했다.

SK텔레콤의 대규모 해킹 사고는 이용자 신뢰 저하와 함께 번호이동 시장 전체로 충격을 확산시켰다. 당시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은 하루 수천 명 수준에서 최대 3만5000명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해킹 발표 일주일 이후부터는 유심 무상 교체, 유심보호서비스 확대 등 후속 조치로 이동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위약금 면제 전날 이탈자는 4659명까지 줄면서 유입 가입자가 이탈자를 앞서는 순증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SK텔레콤은 4월 18일 24시 등록 고객 가운데 4월 19일 0시부터 5월 14일 24시까지 이동한 가입자에게 위약금을 전면 면제하기로 했다. 또한 8월 요금 50% 인하,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등 특별 보상 패키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KT와 LG유플러스는 이동 고객 유치 경쟁을 본격화하며, 단기적으로 가입자 이동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해킹 사태와 후속 대응이 이동통신 시장의 기존 점유율 구도 변화를 유발한 중요한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해킹 사고가 단기적으로 가입자 쏠림을 촉발한 만큼, 향후 통신3사의 보안 신뢰도 및 고객 케어 역량이 시장재편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SK텔레콤의 추가 정책이 단기적 이동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