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연내 가능할까”…티빙 대표, 해외전략 병행 시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계의 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조짐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올해 내내 심도 깊게 이어지는 가운데, 두 서비스의 결합이 국내 스트리밍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22일 부산 국제 스트리밍 페스티벌 현장에서 “사실은 무조건 올해 안에 되리라 기대했지만 계속 늘어지고 있다”면서도 “연내 합병이 어렵다고 단정하긴 이르다”고 밝혀 합병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국내 OTT 시장의 일대 변화를 예고한다. 두 서비스 모두 국내외 대형 IT·미디어 기업과 협력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이용자 기반과 콘텐츠 자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티빙은 웨이브와의 결합 추진과 더불어,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파트너사와 논의를 거쳐 조만간 구체적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며, 하반기에는 해외 진출을 가시화하겠다는 방침이다.

OTT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모델인 '샵인샵(shop-in-shop)' 방식이나, 현지 플랫폼과의 파트너십 전략이 주목된다. 최 대표는 “디즈니처럼 D2C(직접 소비자 판매)에서 파트너십 형태로 전환하거나, HBO맥스처럼 샵인샵 모델을 도입하는 등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국내 OTT가 겪어온 현지 시장 진입 장벽,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 구조에서 오는 한계 극복 방안으로 해석된다.
수익성 개선 역시 한 축을 이룬다. 티빙은 지난해부터 요금정책을 개편하고, 광고 기반 요금제(AVOD)를 도입하며 광고와 가입자 증가를 모두 겨냥해 왔다. 최 대표는 “하반기에는 독자적인 이익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가입자 확대와 광고 매출 증대에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해외 시장 진출을 둘러싼 각국 규제와 플랫폼별 정책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국 미디어 규제, 현지 콘텐츠 기준 등 정책적·법적 장벽에 따라 사업 속도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체 OTT 플랫폼 운영과 로컬 협업 등 다양한 진출 방식이 이미 시험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OTT 합병이 고객 경험·콘텐츠 투자 여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지만, 글로벌 플랫폼과의 기술·자본 격차 해소까지는 추가적인 투자가 요구된다”며 “합병과 해외 진출 모두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결합과 전략 변화가 국내 OTT 시장의 성장 전환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