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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미·일·중 정상과 첫 닻 올려”…한미일 협력 강화→실용외교 균형 과제
정치

“이재명, 미·일·중 정상과 첫 닻 올려”…한미일 협력 강화→실용외교 균형 과제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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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치열하게 요동치는 국제정세 위에서 실용외교의 첫 닻을 올렸다. 취임 엿새 만인 10일, 그는 미국·일본·중국 정상과의 일련의 통화로 새 정부의 외교 지형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한미동맹을 기초로 하는 기존의 균형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이익과 실리를 좇아 중국과의 소통 채널도 견고히 마련하며 실용의 중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로 막을 올렸다. 이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차례로 이어졌으며, 통화 시간과 순서에 깃든 의미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섰다. 이 대통령이 가장 늦게 통화한 중국과 가장 오랫동안 목소리를 나눈 사실에서는, 미·일과의 전통적 협력 틀을 지키되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과의 관계 역시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균형 의지가 드러났다.

이재명, 미·일·중 정상과 첫 닻 올려
이재명, 미·일·중 정상과 첫 닻 올려

일본 언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관계 중시 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확인했다는 반응을 내놓았고, 미국과 일본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는 외교적 신호가 담겨 있다는 국내외 분석도 이어졌다. 특히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강조된 ‘확실성 부여’와 ‘자유무역·다자주의 수호’ 등 협력 의제는 미국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병행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 속 선택의 깊이를 더했다.

 

대통령실은 통화 시간의 차이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중 패권경쟁의 물결과 한반도 안보, 경제적 이해가 서로 얽혀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의 외교는 이전보다 더 세밀한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비 분담금, 미중 무역전쟁,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한국의 위치를 재조정해야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는 열흘 만에 열리는 캐나다 앨버타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요국 정상과 얼굴을 마주할 예정이다.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주석을 정식 초청하며 신뢰와 영향력의 교집합을 확장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정상이 언제, 어떤 형태로 만나더라도 의미 있는 교감이 오갈 것이라 언급했다. 앞으로 G7에서 이뤄질 정상들과의 면담, 그리고 시 주석의 한국 방문 성사 여부가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의 방향을 예고하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다가오는 대면 외교의 물꼬를 적극적으로 트며, 치열한 국제 질서 속 국가 이익 수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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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시진핑#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