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맹활약”…홍명보, 월드컵 포트 갈림길→세대교체 딜레마
고요하게 이어지던 아시아드의 공기는 어린 선수들의 질주와 함께 변화했다. 팬들의 박수는 새로운 이름이 그라운드를 누빌 때마다 점점 더 커졌고, 승리의 분위기 속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현실임을 증명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쿠웨이트를 맞아 4-0 완승을 거뒀다. 6월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거침없이 몰아치는 공격의 리듬에 집중했다. 경기 내내 대표팀은 중원과 측면을 오가는 빠른 패스, 적극적인 압박, 그리고 유연한 전환 플레이로 상대를 차단하며 흐름을 주도했다.

홍명보 감독은 본선 진출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도 전진우, 원두재, 배준호, 김주성, 이한범 등 신예들을 과감히 선발에 투입했다. 신구조화가 돋보인 이날, 유럽리그 경험을 가진 베테랑과 젊은 피가 그라운드 위에서 조화를 이루며 유연한 조합을 이뤄냈다. 전진우와 배준호는 동료들과 활발한 연계를 선보였고, 공격 전환 시에는 미드필더의 전진과 측면 돌파가 이어졌다.
특히 배준호의 영리한 움직임과 전진우의 날카로운 패스가 여러 차례 코너킥과 중거리 슈팅 기회를 만들며, 대표팀 공격력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쿠웨이트의 수비진이 맥없이 흔들릴 때마다, 대한민국은 한 걸음 더 앞서 전력을 다졌다. 경기 도중 베테랑 선수들과 신예들이 주고받는 짧은 소통은, 한 팀으로 묶인 의지와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네 골을 몰아넣으며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펼친 뒤, 홍명보 감독은 “오늘 젊은 선수들이 보여준 활약이 팀에 큰 힘이 됐다. 평가전에서도 경험을 쌓는 과정이 월드컵 본선 준비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으로 팀을 격려했고, SNS 상에서는 배준호 등 젊은 선수들의 새 출발을 환영하는 응원이 이어졌다.
남은 하반기 대표팀 일정은 한층 더 무게를 얹는다. 9월 북중미 원정에서는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펼치고, 10월과 11월에는 국내에서 추가 경기가 예정돼 있다. FIFA 랭킹 23위의 대한민국은 월드컵 조 추첨에서 2번 포트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포트 배정 기준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세대교체라는 숙제와 2번 포트 수성, 두 과제가 한국 축구의 하반기 행보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그라운드를 밝힌 젊은 발, 벤치를 채운 묵직한 시선, 환호로 물든 관중석의 온기. 변화의 파고 한가운데서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흐른다. 대표팀의 미래와 팬들의 기다림은, 다가올 평가전의 여운 안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다음 무대는 9월 미국 원정경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