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치아장치도 AI처럼 맞춤 제작”…셀프제품 부작용에 경고 쏟아져
IT/바이오

“치아장치도 AI처럼 맞춤 제작”…셀프제품 부작용에 경고 쏟아져

신유리 기자
입력

환자 맞춤 치과장치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는 가운데, 최근 온라인에서 진단 없는 ‘셀프 치아장치’ 판매가 확산되며 심각한 구강 건강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AI)·3D프린팅 등으로 치과 진단·치료의 디지털화와 정밀화가 가속되는 흐름과는 대조적으로, 치과 전문의 상담 없이 사용되는 저가형 기성 장치들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하면서 소비자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치아장치 역시 신약·의료기기처럼 안전성‧효과 검증이 필수”라며, 양산 제품과 맞춤형 의료 서비스 간 구분이 명확히 적용돼야 할 시점으로 본다.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갈이 방지·치아교정 등 다양한 용도의 ‘셀프 치아장치’가 전문 진단 없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현행 의료법·의료기기사업법 등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안전성과 효능 검증이 미흡하다. 실제 소비자 후기에선 치은부종(잇몸부기), 입안 궤양, 부정교합, 턱관절 장애 등 각종 부작용부터, 장치 파손 후 기도흡입 위험 등 심각한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치과의사협회는 “진단 없이 사용된 마우스피스 등으로 인한 점막궤양, 구강 통증, 장치 파편 흡입 등 응급 위험이 확인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치과교정 분야 전문가 그룹은 “3D스캐닝, AI 기반 치료계획 등 정밀 디지털 치의학 도구 없이 이뤄지는 시술은 치아 파열, 치주조직 손상 등 회복이 어려운 손상을 초래한다”며 “환자 데이터 기반 맞춤 제작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의학에서 각종 교정 장치·마우스피스 소프트웨어는 환자별 구강 구조, 교합력, 턱관절 상태 등 3D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화 설계된다. 글로벌치과 장비사는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로 좌우 대칭성, 교합 곡선, 조직 반응 예측까지 통합 관리한다. 단순 기성품과 비교할 때 돌출 교합, 뼈 흡수 등 중증 부작용률을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임상 결과도 있다.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유럽 등에선 비대면 치과서비스에 대해 별도 인증제도를 운용하며, 디지털 장치의 소프트웨어별 품질관리, 효과 입증자료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 기준을 도입, 무면허·비전문가 제품에 대한 관리 강화 움직임이 있다.

 

전문가들은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 예방을 위해 “온라인 구입 대신 반드시 치과 내원 후 검증된 장치 선택과 맞춤제작, 지속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대한치과교정학회는 “이런 제품은 소비자의 피해복구까지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릴 수 있고, 심한 경우 치아발거 등 회복 불능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첨단 치의학 기술과 달리,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간편 제품이 오히려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과 안전성, 시장 확장의 균형이 새로운 치의학 디지털 시대의 성장 조건이 되고 있다.

신유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치과의사협회#셀프치아장치#구강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