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출구조사 충격에 적막”…상황실 침묵→동요와 아쉬움 번지다
지상파 3사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를 내놓은 6월 3일 밤,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정적과 중압감에 둘러싸였다. 투표 종료 30분 전, 국회도서관 강당에 모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나경원·안철수·양향자·김기현·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 등은 투박한 빨간 유세복과 희망 섞인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모습도 첫 줄에서 포착됐다.
예상치 못한 불안은 화면에 띄워지는 숫자 앞에서 곧 현실이 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12.4%포인트 차이로 밀린다는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한순간 상황실은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 전날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골든 크로스’, ‘역전’의 목소리를 내며 마지막 결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화면 속 결과는 그 희망을 단숨에 흐려놓았다.

자리마다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낮은 탄식과 한숨이 새어나왔고, 긴장과 실망이 엇갈렸다. 지역별 결과가 이어질 때마다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TV 모니터를 응시했다. 동요한 분위기 속에 주요 당직자들은 출구조사 발표 이후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어진 방송 인터뷰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 혹은 근소한 우세를 예상했지만, 실상은 상당한 차이로 나타나 충격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부 혼란과 선거 막판 불거진 의혹들이 유권자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점, 그리고 높은 사전투표율에 반영되지 못한 당의 메시지를 ‘아쉬움’으로 꼽았다.
출구조사를 둘러싼 충격과 실망의 여파는 이 밤 국민의힘 전체를 묵직하게 감쌌다. 개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당 지도부와 선거대책위원회는 이후 전략 변화와 민심 수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