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러 ‘혈맹 관계’ 재확인”…김정은·푸틴, 군사협력·국제 현안 논의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양국 군사협력과 국제 정세를 집중 논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격돌한 이번 회담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라는 상징적 무대를 배경으로 북중러 3각 연대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4일, 전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두 정상이 “전망적인 협조계획들에 대해 상세히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쌍무 관계를 계속 높은 수준에로 인도해 나가실 확고부동한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시었다”고 밝히며, 앞으로의 북러 협력이 전략적 차원에서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 정부와 군대, 인민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것을 형제적 의무로 간주하고 조로(북러) 국가간 조약의 이행에 변함 없이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은 특수한 신뢰관계, 우호관계, 동맹관계”라며 군사적 혈맹에 가까운 인식을 분명히 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의 용감성과 영웅성을 높이 평가하며 “전체 조선 인민에게 보내는 가장 뜨거운 인사를 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국제 및 지역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군사적 협력을 더욱 구체화하는 조치가 논의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러시아 당국은 북한이 쿠르스크 지뢰 제거를 위한 공병 병력 1천명, 인프라 재건을 위한 군사 건설 인력 5천명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지원 방식과 일정 등에 대한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우크라이나전 종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북러 ‘혈맹’이 종전 이후 어떻게 변모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중러 간 군사합의와 연계한 공급망 협력, 에너지·재건 지원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북중러 연대의 공개적 상징도 연출됐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톈안먼 성루에 나란히 올라, 탈냉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새로운 3각 협력 구조를 과시했다. 양 정상은 이날 전승절 80주년 연회를 마치고 2시간 30분간 별도로 회담을 진행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된 양국 협력의 시너지와 국제 정세에 미칠 파장은 각국 외교안보 라인에서 예민하게 반응 중이다.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 수준과 국제사회 파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