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 정책 독립성 강화”…러시아, 인도 원유수입 두둔에 미-러 인도양 갈등 전망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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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8일, 뉴욕(USA) 유엔본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Russia) 외무장관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며, 미국(USA)의 대러 에너지 제재 압박에도 인도(India)와의 에너지 동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와 인도가 최근 G20,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 등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 강화의 신호를 보내며, 미국 중심의 국제 에너지 시장 질서에 새로운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엔총회 연설 후 기자회견에서 “인도는 미국과의 관계가 아닌 자국의 이익에 따라 정책을 결정한다”며,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앞서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역시 G20에서 “자원 조달에 있어 인도는 독자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과 무관하게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방침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인도 원유수입 유지 지지…미국 압박에도 에너지 동맹 지속
러시아, 인도 원유수입 유지 지지…미국 압박에도 에너지 동맹 지속

배경에는 미국이 올해 추가로 러시아산 원유에 총 50% 관세를 적용하며 인도 등 제3국의 대러 원유 거래를 제한하려 한 점이 있다. 그럼에도 인도는 수입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러시아산 원유 도입을 고수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자이샨카르 장관의 발언을 “매우 훌륭한 반응”이라고 치켜세우며, “인도와 튀르키예 모두 자존심 있는 외교 노선을 유지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 에너지 자금줄 차단을 위한 국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도의 독립 노선을 공개 반박하지는 않았다. 현지 주요 외신들은 양국의 지속적 에너지 협력을 “인도양에서 미러 갈등의 새로운 뇌관”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원자재 시장의 지각변동에 영향을 줄 변수”라고 진단했다.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무역·군사·기술 등 여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는 12월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도 방문 역시, 정상 차원에서 경제 협력 강화와 대외정책 공조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러시아 정부는 “누군가가 인도의 동반자 관계에 개입해도, 인도는 독립성을 지킬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인도의 이런 연합이 중장기적 원유 가격, 글로벌 공급망 변화, 신흥국 금융시장에도 파장을 미칠 가능성을 지적한다. 미국의 대러 제재와 맞물려 인도의 독자 에너지 정책이 세계 자원 흐름의 새로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양국 정상 간 추가 회동 및 에너지·외교 정책 결정이 국제 원자재 및 금융시장, 그리고 중남미·아프리카 신규 협력 구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도와 러시아의 에너지 동맹이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한 신질서 형성 가능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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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도#라브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