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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인정된 아픔”…기성용, 1억 손배 일부 승소→명예 회복의 길
스포츠

“법정에서 인정된 아픔”…기성용, 1억 손배 일부 승소→명예 회복의 길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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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시련 끝에 기성용의 눈빛에는 짙은 안도와 씁쓸함이 교차했다. 허위 사실로 명예를 위협 받았던 시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오랜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팬들은 오롯이 그의 곁을 지켰고, 드러난 진실 앞에 조심스러운 박수를 보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14부가 기성용이 제기한 5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초등학교 시절 허위 성폭력 의혹을 주장한 A씨와 B씨가 공동으로 1억원을 기성용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로써 날선 진실 공방은 일단락됐고, 법원은 기성용이 견뎌야 했던 명예훼손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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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에 대한 논란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동문 A씨와 B씨가 이름을 특정하며 기성용의 성폭력 가해 의혹을 주장했다. 이에 기성용은 즉각 사실무근임을 강조하며 두 사람을 형사 고소하고, 5억원 상당의 민사 소송도 동시 제기했다. 실제로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하고, 형사 책임에 대한 문턱은 넘지 않았다.

 

그러나 민사 법정에서는 허위 주장에 따른 명예 훼손 및 정신적 손해가 쟁점이 됐다. 법원은 별도의 형사 처벌과 무관하게 일부 피해를 인정하고, 그 상흔에는 1억원 규모의 위자료를 명시했다. 이 판결은 스포츠 스타 명예관리의 무게와 함께, 허위 폭로로 인한 2차 피해 사례에 의미 있는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지켜본 팬들은 안도와 함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허위 폭로로 한때 팀에서 이탈과 구단 이적까지 감수해야 했던 기성용이지만, 결과적으로 법원의 판단과 새 소속팀 합류로 조금씩 일상을 되찾는 모습이다. 기성용은 최근 K리그1 FC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해 재기를 준비 중이다.

 

긴 고통의 시간 끝에서도, 선수와 팬 모두가 얻은 작은 위로가 남았다. 축구로 치유받으며 다시 자신의 경기장에서 뛸 그를 향한 격려 역시 이어지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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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성폭력의혹#포항스틸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