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권리 손에 쥔 3천만 발걸음”…유권자, 투표소 행렬로 민주주의 새긴 하루→전국 곳곳 평화로운 열기
찬란한 6월의 햇살 아래, 전국 1만4천295개 투표소에는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닌 유권자들이 묵직하고 소중한 걸음을 옮겼다. 3천만을 넘어선 투표자는 평범한 하루의 한편에서 권리의 의미를 새기듯, 조용한 결의를 품고 한 표를 행사했다. 사전투표를 포함한 투표율은 오후 3시 기준 68.7%에 이르며 이미 충분한 관심과 참여를 드러냈다.
이른 아침부터 문이 열린 투표소 풍경은 활기로 가득했으나, 한낮에 이르면서 적당한 여유가 돌았다. 본투표소의 수가 사전투표소보다 월등히 많아진 영향은 곳곳에서 평온하고 차분한 행렬로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 도화장난감대여소처럼 잠시 용도를 바꾼 공간에도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 익숙한 이웃들이 새 얼굴로 투표를 맞았다. 장난감이 벽면에 쌓인 공간에서 한 가족은 아이들이 손에 기표 도장을 찍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기며, 미래 세대의 시민교육을 몸소 실천했다.

강아지와 산책 겸 투표에 나선 가족, 사전투표를 마쳤음에도 가족의 참여를 응원하기 위해 다시 찾은 이들, 유모차 속 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부 등 풍경은 다양했다. 투표는 정치적 신념 이전에 삶의 한 조각이자, 민주주의의 질서를 지키는 모두의 의무가 됐다. 용산구 주민센터에는 사전투표를 둘러싼 루머에 불안해 본투표를 택한 직장인, 국민의 권리 행사 중 투표를 가장 높게 여긴다는 회사원의 미소가 번졌다.
지팡이에 의지한 채 한 표를 행사하려다 주소지가 달라 고개를 떨군 수녀, 북촌 골목에서 들러 평범한 옷차림으로 투표를 마친 가족과 연인 등, 장면마다 민주주의는 각자의 여정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과거 탄핵 심판의 여진이 남았던 헌법재판소 인근 투표소도 차분함과 신중함으로 가라앉았고, 종로구 가회동에서는 60대 이상의 다양한 주민들이 힘겹지만 단호한 의지로 난간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각자의 이유로 자신만의 한 표를 행사하는 순간, 유권자들은 시위의 불편함조차 민주주의의 과정임을 수긍하거나, 다음 대통령에게는 청렴과 경제적 리더십을 기대했다. 소중한 하루의 표심은 각계각층의 일상과 염원이 교차하는 무대 위에서 평범하게 이어졌으며, 정치와 사회를 움직일 새로운 흐름이 태동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개표 결과와 국민 의사의 흐름을 바탕으로 향후 정책을 조율할 방침이며, 국민 뜻에 부응하는 정치를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