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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희토류 해빙 신호”…트럼프·시진핑 결정 앞두고 글로벌 공급망 숨죽인다→양국 무역구도 대전환 예고
국제

“미중 희토류 해빙 신호”…트럼프·시진핑 결정 앞두고 글로벌 공급망 숨죽인다→양국 무역구도 대전환 예고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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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청명한 아침 공기 아래, 역사와 긴장감이 맞물린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미국과 중국, 두 경제 초강대국의 대표단이 마주 앉았다.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채 지켜보는 가운데, 묵은 대립과 충돌의 그늘 너머로 희미한 해빙의 기운이 새어 나왔다. 오랫동안 꼬여온 무역 불신의 실타래를 푸는 실마리가, 경건한 눈빛과 숙연한 악수 사이를 꿈틀댔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1차 고위급 회담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 양국 대표단은 잦은 설전과 대립을 딛고, '합의 이행 프레임워크'라는 단어에 뜻을 모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번 만남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 즉 세계 첨단산업 기반을 움켜쥔 자원의 흐름을 재정립할 귀중한 계기가 될 것임을 조심스레 언급했다. 그는 조바심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진전을 보고했고, 중국도 리청강 부부장의 목소리로 시진핑 국가주석 앞에 새 합의의 무게를 올려놓았다.

미중,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회담 / 연합뉴스
미중,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회담 / 연합뉴스

합의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긴장이 자리한다. 미중은 제네바에서 관세를 115%포인트씩 인하하고,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했던 비관세 조치도 거두기로 약속하는 등, 빠른 완화의 신호를 던진 바 있다. 하지만 실질적 이행을 둘러싸고 양국은 다시금 교착상태에 빠져 깊은 불신의 강이 출렁였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한다며 공급망 위기를 우려했고, 중국은 반도체 등 첨단 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한 및 자국민 비자 제한에 불만을 드러내며, 무역전쟁의 전운이 연기처럼 번졌다.

 

런던에서 이뤄진 두 번째 만남에서 양국은, 비록 조심스럽지만 의미 있는 첫 보폭을 함께 내디뎠다. 회담 결과는 곧 양국 정상의 손끝에 쥐어질 예정이며, 두 리더의 담대한 결단이 세계 경제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 변곡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 안정적 확보로 첨단 산업의 숨통을 트고자 하며, 중국은 대미 신뢰 회복과 경제 협력 복원을 통해 자국 성장의 새 동력을 모색한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심연 같은 불확실성 앞에 섰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 1·2위 경제대국이 해빙의 첫 발을 내딛는 장면은 글로벌 무역구도 재편과 공급망 안보, 그리고 양국이 짊어질 미래의 진로에 묵직한 울림을 더했다. 최종적인 이행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승인을 남겨 두고 있다. 두 정상의 손끝에서, 또 한 번 세계의 경제 지형도가 재단될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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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