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전 격화…비대위 연장론과 전당대회 충돌”→지도부 갈등 파장에 정치권 긴장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운 국민의힘은 지금, 격랑의 한가운데 선 듯 내부의 균열과 책임론이 교차하고 있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하자 혹독한 자기성찰과 변화의 목소리가 밀려오며, 김문수 후보 낙선 후 유례없이 거센 후폭풍이 당 전체를 뒤흔든다. 지도부 잔류를 둘러싼 비상대책위원회의 연장론과 새로운 전당대회 개최론이 맞부딪치면서 향후 당의 진로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국민의힘 내부 진영이 극심한 분열을 겪는 계기가 됐다. 김문수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약속 받고 공천을 얻었으나, 단일화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며 초기에 흔들리는 이미지를 남겼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교체를 시도했으나, 당원 반발이 거세 각계각층의 갈등이 부산함을 더했다. 선거운동 전반에 드리운 이 내홍은 결국, 중도층의 이반과 지지층의 무력감을 부추겼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김문수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전략에서 뚜렷한 입장 정립에 실패하며 중도 확장에 난항을 겪었다.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한동훈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조건으로 사실상 유세에 불참했고, 독자 행보와 명분 싸움을 이어갔다. 두 인물의 심상치 않은 동행은 서울 도봉구 집중유세 한 차례뿐이었다. 그러나 공식 유세 마지막 날, 한 전 대표가 서울시청 파이널 유세에 모습을 드러내자 그의 선택과 전략이 당내 논란을 불렀다.
한동훈 전 대표의 독립 행보는 안철수, 나경원 의원의 방식과 비교되며 비주류·주류 간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나아가 이러한 행보가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관측까지 불거졌다. 비대위원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어지는 친한계의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 요구, 권 원내대표가 사임할 경우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가 동시에 열릴 가능성 등 지도부 재정립 문제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당 내외 인사들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에선 권성동 원내대표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경선 후보의 의사와 무관하게 교체를 추진한 점을 비판하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친한계의 사퇴 압박이 단순한 책임 추궁이 아니라 각 계파의 대표를 세우려는 또다른 힘겨루기라는 평을 내놓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 재건에는 대대적 쇄신과 해체에 준하는 혁신이 불가피하며,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총체적 전략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이어진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6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를 연장할지, 혹은 전당대회를 개최할지, 더 나아가 당의 체질 자체를 재정립할지 숙의의 기로에 서 있다. 친한계와 비주류 간 끝 모를 책임 공방과 그에 따른 당권 경쟁의 불씨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국민의힘 내 지도체제 결정 이후 관련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