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귀환”…한국 남자배구, 세계선서 탑 무대 복귀→10번째 도전 시작
기다림 끝에 다시 세계 무대로 향하는 길, 태극 전사들의 눈빛에는 새로운 서사의 시작을 알리는 각오가 묻어났다. 11년 만에 세계선수권 복귀에 나선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또 한 번 한계를 넘어설 준비에 돌입했다. 오랜 공백 끝에 찾아온 기회, 대표 선수들의 결연한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도전의 열기로 채워졌다.
국제배구연맹은 2일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2024 세계선수권 출전을 공식적으로 재조명하며, 통산 10번째 도전에 의미를 더했다. 한국은 2023 아시아선수권 4강 진출에는 좌절했으나, 세계랭킹 28위로 32강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세계선 무대 복귀로, 대표팀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C조에 편성돼 프랑스, 아르헨티나, 핀란드와 맞붙으며 16강 진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 장소는 필리핀 케손시티로 확정됐다. 각 조 상위 두 팀에게만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을 두고, 한국은 빠른 공격 전환과 조직력, 탄탄한 볼 컨트롤을 앞세운 본연의 배구 스타일로 강호들과 맞설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도 다시 소환됐다. FIVB는 한국 남자배구가 1978년 4위에 오르며 보여줬던 저력을 비롯, 아시안게임 세 차례 금메달, 아시아선수권 네 번의 정상 등, 오랜 라이벌 관계를 이어가는 일본, 이란, 중국과의 경쟁 구도에도 주목했다. 특히 1978년 4강 신화의 주역 김호철 감독의 당시 활약상이 다시 회자됐다.
핵심 전력으로는 현대캐피탈 소속 허수봉과 2024-2025시즌 이탈리아 리그를 누빌 이우진이 언급됐다. FIVB 역시 “한국은 높이와 파워보다는 속도, 전술적 흐름으로 리듬을 주도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각국이 경계해야 할 팀으로 평했다. 대표팀 사령탑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술과 훈련으로 세계무대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진천선수촌에서 소집을 마쳤고, 이어 6일부터는 필리핀 타가이타이에서 세계선수권 출전국 튀니지와 평가전 등 막바지 훈련에 돌입한다. 선수들은 강도 높은 합숙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최상의 컨디션으로 본선을 준비 중이다.
팬들의 응원과 현장의 뜨거운 공기 역시 선수단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다시 쓰일 젊은 피의 서사는 이제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 숨 가쁜 일상과 훈련, 그리고 복귀 무대의 떨림―2024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배구의 기록은 9월 14일 프랑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