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낙상, 고령층 생명 위협”…예방과 조기진단 필수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낙상'이 중대한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순 사고 수준을 넘어서 낙상은 심각한 골절 및 합병증, 나아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산업계와 의료계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의 낙상사고 환자 비중은 지난해 35.3%로, 10년새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낙상이 노인 사고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어 해당 이슈가 '고령층 건강관리'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낙상사고의 70%가 실내에서 발생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침대나 의자 이동, 화장실 이용, 실내 보행 등 일상 공간이 단순히 노출지점이 아니라 위험요인으로 부상했다. 질병관리청의 장소별 통계에서는 집(43.6%)이 1위, 세부 공간은 거실·화장실·계단·침실이 각각 약 15~17%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근육이나 뼈가 약해진 고령층의 경우 실내 마찰계수 저하, 자세 변화 시 균형 상실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작은 충격만으로도 쉽게 골절이 발생해, 고관절 골절 또는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고관절 골절은 특히 치명적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는 해당 부상을 입은 70~80대 환자가 전체의 89.9%를 차지하며, 입원치료 환자의 98%에 달한다. 치료가 지연되거나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1년 내 사망률은 70%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대퇴골 상부, 즉 대퇴경부 골절 형태일 경우 회복기간이 길고 보행장애 및 합병증(폐렴, 욕창, 혈전 등)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 한 번의 낙상 경험이 재낙상의 위험을 2배 이상 키운다는 점도 경계된다.
진단과 치료에 있어 정밀검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낙상의학센터장은 고령 환자의 뼈 상태가 대부분 골다공증을 동반해 고정기구 삽입 실패나 불유합 위험이 높다고 설명한다. 특히 전위(뼈의 어긋남)가 있는 대퇴경부골절은 혈류장애를 야기해 외상성 무혈성 괴사를 초래할 수 있고, 진단 단계에서 수술적 인공관절 치환술이 요구된다. 전위가 없어 단순 엑스레이에서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미세골절은 MRI 기반 정밀진단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진행되면 비교적 빠른 회복과 낮은 합병증 위험이 확인되고 있다.
실생활에서 낙상 예방의 우선전략은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 유지, 영양 및 약물 관리를 통한 신체조건 최적화, 집안 환경에 대한 맞춤형 안전설계다. 배우자가 없거나 독거노인이 특히 위험하므로, 욕실 미끄럼 방지 시설, 손잡이, 바닥환경 개선, 조도 향상, 이동동선 내 장애물 제거 등이 강력히 권장된다. 최근에는 실내 센서, 스마트 조명 등을 활용한 안전 솔루션 적용도 단계적으로 논의된다.
해외에서는 일본, 유럽 등 고령사회 대응노력이 활발하며, 병원-재가 연계 사후관리 시스템 및 ICT 기반 낙상 예측 연구도 진전 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실질적 환경개선과 조기 진단 시스템 구축, 융·복합 헬스케어 서비스 확장 등에서 여전히 장애요인이 존재한다. 근본적으로는 노인 낙상 방지와 사고 이후의 조기개입을 위한 공동체 차원, 기술 및 의료 융합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낙상 후 골절 발생시 사소한 사고라도 곧바로 전문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정밀 진단 및 개인화된 관리가 재활 성공률과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진단·예방·관리 프로세스가 표준화되고, 실제 고령층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