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유럽시장 교두보 확보”…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와 ‘천무’ 합작법인 설립
방위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현지 주요 기업과 손잡고 유럽 방산시장 확장에 본격 나섰다. 유럽의 ‘방산 블록화’에 따라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략적 생산기지 확보에 나선 행보가 양국 방산 협력의 새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월 2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MSPO 2025’에서 폴란드 대형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다연장로켓 ‘천무’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최종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시회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피오트르 보이첵 WB그룹 회장 등 양사 경영진과 조현기 국방부 자원관리실장,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한화와 WB그룹은 합작법인 지분을 각각 51% 대 49%로 나누게 된다.
합작법인은 폴란드에 우선공급하는 수출형 ‘호마르-K’에 탑재되는 80km급 유도탄(CGR-080) 생산을 목표로 현지 생산기반을 구축한다. 현지 채용과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앞으로 다양한 탄종 확대와 유럽 타국가 수출까지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손재일 대표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로 수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화를 통한 시장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대한민국 방산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현지화와 동반성장 전략에 폴란드 정부도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코시니악-카미슈 국방장관은 “WB그룹은 호마르 프로젝트에 쓰일 미사일을 폴란드화하는 독보적인 협약에 오늘 서명했다”며, “이것은 정말 올해 최고의 이벤트”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이것은 현시점에서 이 나라에 매우 중요한 독립적 힘과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력 관계 심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명확히 드러났다. 조현기 자원관리실장은 “단순한 국내 거래가 아닌,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는 심화된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간 다양한 협력으로 자주 국방과 평화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방산 업계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 현지 고용은 물론, 유럽 방산 시장 내 한국 기업 입지를 강화하는 핵심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폴란드를 시작으로 전략무기 생산 기반을 유럽 전역에 확대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정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을 토대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역내 수출 확대 등 후속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