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상반기 30억 넘겼다”…씨티 유명순 28억·함영주 17억, 장기성과급 반영 영향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CEO의 보수가 최대 30억 원을 넘어서며, 성과급 반영 시기와 퇴임 관련 지급이 보수 격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장기성과급, 퇴직소득 등 다양한 요인이 CEO별 보수 차이를 만든다고 분석한다. 기업별 보수 체계와 변동 요인이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지배구조 투명성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4일 주요 금융사 및 은행 반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2024년 상반기 동안 총 28억7,600만 원(급여 2억8,000만 원, 상여 25억9,600만 원)을 수령했다. 해외계 은행인 SC제일은행에서도 임원 고액 보수가 확인됐다.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은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상반기에 30억8,000만 원(급여 1억100만 원, 상여 13억2,300만 원, 건강검진 및 퇴임 특별지급금 8억2,800만 원, 퇴직소득 8억2,800만 원)을 받았다. 이광희 현 SC제일은행장도 14억3,800만 원(급여 4억2,100만 원, 상여 10억1,700만 원)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7억5,000만 원(급여 4억5,000만 원, 상여 13억 원)으로 최상위에 올랐다. 하나금융 측은 "2019년부터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쌓인 장·단기 성과급이 올해 상반기에 일시 반영돼 보수 규모가 컸다"고 설명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6억5,000만 원(급여 4억5,000만 원, 상여 2억 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8억7,100만 원(급여 4억2,500만 원, 상여 4억4,600만 원)을 받았으며, 특히 진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10억9,600만 원) 대비 2억 원 넘게 보수가 줄었다. 지주 부사장 시절 장기성과급 등이 작년 보수에 포함됐던 영향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7억6,100만 원(급여 4억2,500만 원, 상여 3억3,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NH농협금융 이찬우 회장은 5억 원 미만으로 이번 공시에 별도 명시되지 않았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1억5,400만 원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8억2,400만 원) 대비 3억 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21년 부행장 재직 당시 쌓인 장기성과급이 올해부터 반영된 결과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5억5,600만 원(급여 3억4,900만 원, 상여 2억700만 원)을 받았다. 올해 초 부임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은 모두 상반기 급여가 5억 원 이하로, 이번 반기보고서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상반기 보수 차이는 성과급 지급일정, 퇴임 절차, 직전 경력 등에 따라 결정된다며, 반기별로 보수 규모 변동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은행별 경영실적과 장기성과급 지급 스케줄 등 여러 변수가 CEO 보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각 금융사의 보수 체계와 지급 기준을 꾸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정책 방향 및 시장 논의는 CEO 보수 투명성과 건전경영 유도 등 지배구조 개선 이슈와 맞물려 전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