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주가조작 핵심 인물 줄소환”…김건희 특검, 수사 본격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싼 수사전이 다시 불붙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혐의를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 핵심 인물들을 연이어 소환하며 진상 규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삼부토건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고, 이날 오전에는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임원을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라시아경제인협회는 삼부토건과 우크라이나 재건 협약을 맺은 단체로, 삼부토건이 ‘우크라 재건’ 관련주로 주가가 급등하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전날 소환된 인물은 이 사업 유치를 실무에서 추진한 주요 인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9일에는 정창래 삼부토건 전 대표를, 10일에는 이일준 대주주를 각각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사는 소환조사 외에도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지난 3일 특검팀은 수사 개시 이튿날부터 삼부토건, 최대 주주 디와이디, 이석산업개발 등 회사와 관련자 주거지 13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수사력을 집중했다. 4일에는 삼부토건 주가 급등 계기에 중심에 있던 이응근 전 대표도 소환했다.
조사 대상에는 김 여사와 삼부토건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까지 포함돼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건희 여사 계좌를 관리했던 이 전 대표는 “수사의 방향을 김 여사 쪽으로 트는 핵심 고리”로 지목된다. 다만 특검은 “현 단계에서 이 전 대표의 소환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며, 그전에 삼부토건 관련 주요 인물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2023년 5∼6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내세워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한 뒤 보유 주식을 대량 매도해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골자다. 투자 촉진의 명분이 ‘재건 기대’에 있었고, 그 배경에 각종 사업 협약이 동원된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며 수사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 특검팀이 사실상 자신을 출국 금지 조치한 것에 대해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홍주 특검보는 “수사 본연의 원칙에 충실할 뿐, 정치적으로 치우치거나 과도하게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의 연쇄 소환과 증거수집이 이어지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은 특검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향후 주요 인물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 방향과 정국 파장도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