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조 투자·글로벌 생산능력 120만대 확충”…현대차, 2030 친환경차 60% 확대 승부수
현대자동차가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CID)’에서 5년간 77조 3,000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 생산 능력을 120만 대 확대하고, 2030년까지 친환경차 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60%로 끌어올리는 중장기 전략을 내놨다. 친환경차 투자와 생산 시설 확충이 동시에 추진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전략에 따라 현대차의 연간 판매 목표는 2030년 555만 대로 상향됐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18종 이상 확대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차량도 출시한다. 지역별로는 유럽에 '아이오닉 3', 중국에 준중형 전동 세단, 인도엔 경형 전기 SUV 등 맞춤형 신차가 투입된다.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2027년 공개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는 2028년까지 연간 50만 대, 인도 푸네 신공장은 연간 25만 대, 울산 신공장은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특히 울산 신공장은 AI·로봇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전동화 거점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브랜드 전략 역시 강화된다. ‘현대 N’ 고성능 브랜드 판매 목표는 2030년 10만 대, 프리미엄 제네시스는 연간 35만 대다. ‘마그마’ 트림 등 신제품·모터스포츠 진출도 예고됐다. 북미시장 맞춤형 중형 픽업트럭, 전기 상용 밴, 웨이모와 협업한 자율주행 기술 등 미래차 전략도 공개됐다. 웨이모 드라이버 적용 아이오닉 5는 연내 실도로 주행 시험에 돌입한다.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는 기존 3~4%에서 5~6%로 상향됐다.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는 8~9%로 제시됐지만, 올해는 관세 등 대외 변수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투자와 친환경 신차 확대가 글로벌 전기차 경쟁 심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생산·브랜드 역량까지 강화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고부가가치화 흐름에 맞춰 현대차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업계는 현대차의 투자 확대가 국내 전기차 부품사 등 연관 산업에도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글로벌 수요 회복·친환경차 인프라 확충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