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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호 홈런 쾅”…멜 로하스 주니어, 부진 털고 신기록 임박→KT 3연승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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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호 홈런 쾅”…멜 로하스 주니어, 부진 털고 신기록 임박→KT 3연승 주역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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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을 줄 알았던 순간, 멜 로하스 주니어는 다시 일어섰다. 한때 2할 언저리에 머물던 타율은 어느새 의미가 없어 보였다. 팬석에는 그의 가족이 앉아 있었고, 야구장에는 오랜만에 다시 힘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KT의 외야수로 돌아온 로하스는 어느새 팀의 3연승을 이끄는 주역이 됐다.

 

2017년 KT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멜 로하스 주니어는 2018년 43홈런, 2020년에는 타율 .349, 47홈런, 135타점에 이르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KBO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MVP의 영예와 함께 지난 시즌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고, 올 시즌에는 개막 전부터 낮은 타율로 고전했다. 타율 .197, 낯선 숫자였지만 로하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출처: KT 위즈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출처: KT 위즈

두려움을 뒤로 하고 2주 전부터 경기 후 특타,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했다. “타율을 보니까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로하스의 말처럼, 오래된 패자의 그림자를 스스로 밀어내고 다시 타석에 섰다. 5월 21일 수원 KIA전에서는 3타수 3안타 1타점을 시작으로, 서서히 안타 수를 쌓기 시작했다. 5월 29일 두산전에서는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이어진 KIA전에서는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KT 3연승의 중심에 섰다.

 

특별한 이벤트도 함께였다. 수원 KIA전이 열린 날, 아들이 시타자로, 동료 쿠에바스의 아들은 시구자로 참여했다. 가족이 처음 야구장 이벤트 무대에 오른 날, 로하스는 더욱 뜨거운 홈런포로 답했다. “아들과 함께 이런 무대에 선 건 처음이었다. 구단에 감사하다. 아쉽게도 아들이 시타할 때 나는 외야 수비 중이라 함께 있진 못했지만, 이런 날일수록 가족 앞에서 홈런을 치고 싶었다. 실제로 홈런을 쳐서 두 배로 기뻤다”는 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로하스는 이제 KBO 리그 통산 172홈런, 역대 외국인 타자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인 174개에 단 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타이론 우즈가 세운 기록을 넘어서 새로운 역사를 쓰려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경기의 열기와 가족의 응원이 시나브로 쌓여 새로운 기록으로 향하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의미를 더했다. 야구장 한 켠에서 시작된 이 감동의 서사는 한 선수의 집념과, 그 곁을 지키는 가족의 미소로 완성됐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빛나는 6월은 이제 KT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예정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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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하스주니어#kt위즈#kbo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