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경제 모두 미국이 핵심”…한국 유권자들, 미국 중시 인식 뚜렷
한반도 평화와 경제 협력 파트너 인식을 둘러싼 시각에서 한미 동맹이 견고해지는 분위기가 확인됐다. 한국갤럽이 2025년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만 18세 이상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 76%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주변국으로 미국을 꼽았다. 그에 비해 중국은 12%, 일본 3%, 러시아 1%에 그쳤고, 기타 응답(대부분 북한)은 2%였다. 이 같은 미국 중심 인식은 2019년 이후 계속 확대돼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과 미국 간 간격이 역대 최대치로 벌어졌다.
경제 협력 대상국에서도 미국이 70%로 응답자의 압도적 선택을 받았다. 중국은 21%로 지난해보다 14%포인트 줄었고, 일본과 러시아는 각각 2%, 1%에 머물렀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경제 협력 1순위로 보는 답변 비율이 1년 새 15%포인트 상승했으며, 그동안 중국의 경제적 중요성을 높이 평가해 오던 40대·50대에서조차 미국 선호 전환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에서 중국 선호 응답이 20%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모든 연령대에서 미국이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갤럽 측은 “특히 경제 부문에서 전통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중장년층도 대거 미국으로 무게를 옮긴 것”으로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무역 갈등, 미국 보호무역 기조 강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국제 정세 변화가 여론지형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양자택일 구도로 가는 한반도 현실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및 전략적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한미동맹 강조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여야 관계자들은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 위험성 과장 우려”나 “균형외교 필요성”도 함께 제기한다.
한국갤럽은 “한국 사회에서 한미동맹 및 미국 중심축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5.1%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외교 당국은 앞으로의 한미 관계 강화 흐름 속에서 중국 등 주변국과의 균형적 협력 전략을 어떻게 재정립할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