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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100만달러 환호”…US오픈 혼합복식, 스타 출전→정통성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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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100만달러 환호”…US오픈 혼합복식, 스타 출전→정통성 논란 증폭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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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메도스의 작열하는 열기 속 US오픈 혼합복식이 새로운 판을 펼쳤다. 경기장 한쪽을 가득 메운 관중들, 단식 스타들의 환상적인 플레이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짧아진 경기, 빠르게 오가는 볼 끝마다 환호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8월 19일 치러진 혼합복식은 대부분 1시간 이내에 승부가 갈리는 압축된 페이스로 이전 대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US오픈 혼합복식은 주최측이 이틀 일정과 100만달러 상금(한화 약 13억9천만원)이라는 파격적 변화를 도입해 스타 플레이어를 끌어모았다. 토너먼트는 16강 8경기, 8강 4경기 등 12경기가 신속히 소화됐으며, 잭 드레이퍼와 제시카 페굴라 조가 다닐 메드베데프-미라 안드레예바 조를 2-0(4-1 4-1)으로 물리치며 단 36분 만에 8강에 올랐다.

“콤팩트 대진·스타 대거 출전”…US오픈 혼합복식, 경기방식 변화 속 논란 / 연합뉴스
“콤팩트 대진·스타 대거 출전”…US오픈 혼합복식, 경기방식 변화 속 논란 / 연합뉴스

스타들의 대거 출전 효과로 대회 관중석은 평소보다 더욱 북적였다. AP통신 역시 예년 본선 2주 차와 비교해 혼합복식 첫날부터 현지 팬들의 열기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단식에 집중하던 선수들이 복식 무대에 속속 오르면서, 전문 복식 선수의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 뚜렷했다.

 

반면, 형식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대회 전통이 훼손됐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카롤리나 무호바는 “시범경기 같다”는 소감을 밝혔고, 세 차례 혼합복식 우승을 거둔 제이미 머리도 “100만달러 상금이 이미 고액을 받는 단식 스타 손에 돌아간다”며 우려를 표했다. 혼합복식 전문 선수 조는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바바소리-사라 에라니 조 한 팀뿐이었다. 나머지 15개 조는 단식 랭킹 합산이나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 권한이 주어졌다.

 

혼합복식 유일의 전문 조 바바소리-에라니는 8강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무호바 조를 2-0(4-1 5-4<7-4>)로 꺾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바바소리는 “여기 없는 모든 복식 선수들을 위해 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이들은 이제 크리스천 해리슨-대니엘 콜린스 조 승자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투고, 잭 드레이퍼-페굴라 조와 카스페르 루드-이가 시비옹테크 조 승자가 맞붙을 예정이다.

 

관중의 눈은 새로운 형식의 긴장감과 화려함을 즐겼지만, 코트 안팎에서는 복식 종목 가치와 스타 유치를 둘러싼 진통이 교차했다. US오픈 혼합복식은 20일까지 숨 가쁜 레이스를 이어간다. 팬들은 변화의 현장 속에서 경기의 본질과 재미, 두 갈래 감정과 마주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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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혼합복식#잭드레이퍼#바바소리에라니